세계 최대규모 수소산업 전시회 H2 MEET 2023가 일산 킨텍스에서 13일 막을 올렸다. 정부는 늘어나는 수소산업 수요에 따라 기업들이 더 많은 기술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4번째를 맞은 H2 MEET에서는 국내외 주요 기업의 이동형 수소충전소, 수소청소차, 수소드론 등 수소 모빌리티 제품과 수전해, 탄소 포집 등 수소 생산 설비, 수소탱크, 액화 파이프라인 등 다양한 수소 저장‧운송 제품군을 전시한다. 지난해보다 규모를 키워 18개국과 303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이날 방문한 전시회장은 국내외 기업 인사부터 군인이나 대학생 등 일반 시민들로 꽉 차 있었다. 국내 주요 기업 중 하나인 현대차는 1125㎡(340평)의 공간에서 △자원순환존 △수소생산존 △수소활용존 3개의 테마존을 운영했다. 부스 한 켠에는 엑시언트 수소 전기트럭 청소차가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수소전기트럭 청소차는 현대차가 만든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전기 대형트럭으로, 폐자원을 활용해 수소를 만든다.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80kW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급 구동모터, 72kWh 고전압 배터리가 적용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쓰레기 부피를 줄이기 위해 고밀도로 압착하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며 “18㎡의 용적에 최대 9.3톤의 적재공간을 갖춰 많은 양의 쓰레기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7개 계열사가 부스에 참여해 다양한 기술을 전시했다. 부스에서는 생산된 수소를 안정적으로 저장 운송하기 위한 다양한 종류의 고압 탱크(트레일러 운송용, 수소차, 드론 및 항공우주용 등)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모습과 흡사하게 만들어진 모형 앞에는 많은 관람객이 모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수소, 헬륨, 질소, 메탄 등을 저장하는 트레일러용 고압탱크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용량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37피트급(11.1m) 고압 탱크는 저장 용량이 4080L, 내압 성능은 517bar으로 우수하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수소사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단계별 사업 주요 성과를 선보였다. 부스는 △글로벌수소생산존 △수소밸류체인존 △수소생산기술존 등 11개로 구성했다. 포스코는 호주에서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저탄소 철강 원료 HBI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오후 12시와 4시 두 차례 도슨트를 진행했다. 현장을 방문한 관람객은 “파노라마 영상과 입체적인 조감도 모형이 있으니 현장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회에선 다양한 컨퍼런스도 이어졌다. ‘테크 토크(Tech Talk)’에선 전문가들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술·정책 동향과 비전 제시’를 주제로 다양한 발표를 진행했다. 민 코이 레(minh khoi le) 라이스타드 에너지 부사장은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수소 전략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국가는 6개 뿐”이라며 “선제적으로 수소 수요의 비중을 확인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25년까지 1억톤의 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한국 수소산업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에너지 활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초입 단계인 수소산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수소경제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수소산업은 별도의 기준이 없어 기존 가스 안전 규제 등을 차용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초부터 업계와 함께 약 60여개의 안전 규제를 만들고 있다. 연말 전에는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6월 수소발전입찰시장을 개시했고, 내년에는 청정수소 발전입찰시장 개시도 예정되어 있다”며 “점차 확대해서 국내 수소산업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