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촉발한 할리우드 작가노조 파업이 5개월 만에 마무리될 조짐이다.
25일(현지 시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작가조합(WGA)은 사용자 단체인 영화·TV 제작자연합(AMPTP, 이하 제작자 연합)과 협상에서 파업 종료 내용을 담은 3년짜리 예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넷플릭스·아마존·애플·디즈니·디스커버리-워너·NBC유니버설·파라마운트·소니 등 유명 스튜디오가 속한 제작자 연합 역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협상과 관련해 작가 노조 측은 “작가들의 이익 및 보호 조치를 담은 이례적인 합의안”이라고 평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기 프로그램 작가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과 제작 참여 보장, AI 활용에 따른 지적재산권(IP) 보호 방안 등이 담겨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합의안 도출에 따라 미국 작가조합은 조합원 투표를 통해 합의안 수용 여부를 가를 예정이다. 해당 투표에서 과반 이상이 동의하면 합의가 확정된다.
할리우드 작가 조합은 지난 5월부터 제작사들이 AI를 활용해 대본 작업을 진행할 것을 우려하며 작가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파업을 시작했다. 이번 파업으로 할리우드에서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대다수가 중단돼 파행을 빚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 추정치만 최소 50억달러(한화 약 6조6800억원, 밀컨 연구소 발표)에 달할 정도다.
다만 작가 노조와 별개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의 파업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은 기본급 및 스트리밍 시대에 따른 재상영분배금 등 보충수입 인상과 AI 도입에 따른 배우 권리 보장 등 요구안을 제시했다. 맷 데이먼, 마크 러팔로, 벤 스틸러, 제니퍼 로렌스, 제시카 차스테인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도 이들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작가 노조의 파업 종료에도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이 정상화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