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침대,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나요

당신의 침대,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나요

기사승인 2023-10-03 14:00:02
게티이미지뱅크

외출복을 입은 채 침대에 누울 수 있는지에 관한 논쟁이 최근 2030세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람마다 다른 위생 관념이 침대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람마다 다른 침대 위생관념’이라는 제목의 글엔 4만여명이 읽고 13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침대는 청정구역이라 샤워 전엔 허용할 수 없다’와 ‘편하게 눕는 침대인데 뭐가 어떻냐’로 의견이 분분했다. 댓글에서는 “술을 먹거나 아무리 힘들어도 (침대가 아닌) 바닥에서 눕는다”, “어차피 자면서 땀 흘리고 각질이 떨어져서 상관없다” 등의 의견이 오고갔다.  

“귀한 침대에 누추한 몸으로 누울 수 없어”

실제 청년들 사이에서 침대 위생 관념은 여러 가지로 나뉘었다. 먼저 침대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수면을 취하는 공간이니 청정무균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유다인(31)씨는 “신성한 침대에 세상의 먼지를 비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씨는 “침대는 고단했던 세상과 나를 분리시켜주는 공간”이라며 “샤워와 포근한 잠옷은 안락하게 보내기 위한 의식 중 하나”라고 정의했다. 이어 “침대 위생 관리를 한 번 시작하면 외부의 먼지와 세균이 신경 쓰여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모(30 대학원생)씨에게도 외출복은 바이러스 덩어리다. 박씨는 집에 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집에서도 잠옷과 생활복을 구분해 입는다. 박씨는 “외출복을 입고 침대 근처도 가기 싫다”며 “잠옷은 말 그대로 침대에서만 입는 옷이고, 생활복은 내부에서 침대를 제외한 곳에서 입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침대는 청정 지역”이라며 ”외부의 먼지는 당연하고 집안의 먼지와 세균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침대가 상전이냐, 내가 상전이다”

반대로 침대를 편하게 쓴다는 의견도 있었다. 침대는 소모품이라 쓰다보면 더러워지는 게 당연하고, 굳이 피곤하게 관리하며 살기 싫다는 입장이다. 최성준(31)씨는 “내 침대를 더럽히는 것도, 세탁하는 것도 나”라며 “어떻게 쓰든 상관없지 않나 싶다. 내 몸이 청결하면 되고, 침구가 더러우면 빨면 된다”고 말했다.

피곤한 날엔 외출복 상태로 침대에 눕기도 한다. 5년차 공무원 윤모(31)씨는 “평소 알콜 스왑으로 자동차를 청소하고 방바닥을 닦는 것을 좋아하지만, 일이 많아 힘든 날엔 침대 끝에 눕는 것으로 스스로 합의했다”고 했다. 윤씨는 “너무 깔끔해도 면역력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 “외출복은 깊은 수면 방해”

전문가는 깨끗한 실내복으로 침대에 눕는 것이 피부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수영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피부과 조교수는 “피부와 정신건강을 위해서 외출복을 갈아입고 눕는 게 좋다”라며 “특히 땀에 젖은 운동복이나 사무실에서 입은 옷은 깊은 수면을 방해한다. 옷에 묻은 꽃가루로 두피나 피부에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침구 위생에 대해 “가능하면 매주 침구를 뜨거운 물에 소독하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주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집먼지 진드기나 곰팡이가 따뜻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불은 햇볕에 말리고, 베개는 알레르기 방지 커버를 사용하면 좋다”라며 “베개는 2년마다, 매트리스는 10년마다 교체하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