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은 의미 없다…여자 배드민턴, 중국 꺾고 단체전서 29년 만에 금메달 [아시안게임]

랭킹은 의미 없다…여자 배드민턴, 중국 꺾고 단체전서 29년 만에 금메달 [아시안게임]

1998년부터 5개 대회 연속 단체전 제패한 중국 저지
세계 1위 안세영에 가능성 내비친 복식조까지

기사승인 2023-10-01 14:09:58
금메달을 확정하고 기뻐하는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 연합뉴스

여자 배드민턴이 만리장성을 넘고 29년 만에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빈장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매치 스코어 3대 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9년 만에 여자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여자 배드민턴은 높아 보이던 중국의 벽을 드디어 무너트렸다. 여자 배드민턴은 번번이 중국을 넘지 못했다.

1998년 방콕 대회, 2002년 부산 대회에선 결승전에서 중국을 넘지 못했고,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선 준결승전에서 중국에 무너지며 결승 무대를 밟지도 못했다. 2014년 인천 대회 결승전에서도 중국의 벽에 가로막혔다.

특히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에서는 자카르타 8강에서 탈락했다. 계속 되는 부진으로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안세영(삼성생명)을 필두로 세대 교체에 성공하면서 부진을 설욕하고 아시아의 새 최강자 등장을 알렸다. 한국은 안세영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세게 랭킹에서 중국에 밀렸지만 업셋을 일궈내며 이제 여자 배드민턴이 아시아 최정상으로 올라섰음을 공식화했다.
 
전날 4강전에서 장시간 끝에 태국을 3대 1로 꺾고 결승에 오른 터라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고전할 거라 예상됐지만, 한국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3번의 매치 동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저력을 발휘했다.

승리 후 포효하는 여자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 연합뉴스

한국은 첫 번째 단식에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이 나섰다. 중국은 세계 랭킹 3위이자 안세영과 라이벌인 천위페이가 맞섰다.

라이벌이란 말이 무색하게 안세영은 경기를 말 그대로 압도했다. 안세영은 정교한 헤어핀, 클리어, 스매시로 이어지는 공격 조합으로 천위페이를 좌우 앞뒤로 흔들어댔다.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탄탄한 수비를 공략할 방도를 찾지 못한 채 셔틀콕을 번번이 코트 밖으로 보냈다. 안세영은 위기 없이 2대 0(21-12 21-13)으로 승리하며 1매치를 선취했다.

이어진 복식전에서 한국은 세계 2위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 새마을금고) 조가 출전해 세계 1위 천칭천-자이판 조를 상대로 2대 0(21-18 21-14)으로 꺾었다.

이소희-백하나는 1세트 후반 두 차례의 인·아웃 챌린지에서 득점을 인정받아 승기를 잡았다. 한때 18-17까지 추격을 허용했으나 백하나의 푸시 득점과 상대 리시브 범실에 힘입어 달아나며 1세트를 잡았다.

2세트 들어서는 초반부터 5-0 리드를 잡았다. 11-8에서 18-10으로 득점 행진을 달리며 무난하게 승리를 따냈다.

금메달을 확정하는 마지막 득점을 성공하고 기뻐하는 김가은. 연합뉴스

우승까지 한 걸음 만을 남겨둔 한국은 3번째 단식 매치에 출전한 세계 랭킹 18위 김가은(삼성생명)이 허빙자오(세계 5위)를 2대 0(23-21 21-17)으로 누르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경기 내내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지만 김가은은 그 누구 보다 침착했다. 적극적인 헤어핀으로 상대를 공략하며 상대의 실수를 유도했다. 2세트 막바지 17-17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김가은은 허빙자오를 무너트리며 금메달을 자신의 손으로 확정했다.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은 감격에 벅차 눈물을 글썽였다.

전날 남자부가 예상을 깬 선전 속에 단체전 동메달을 수확한 가운데, 여자부도 금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배드민턴은 앞으로 있을 개인전에서도 전원 입상의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됐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