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에도 약 선택할 수 없어”…눈물로 호소한 파킨슨병 환자들 [2023 국감]

“부작용에도 약 선택할 수 없어”…눈물로 호소한 파킨슨병 환자들 [2023 국감]

한국로슈 ‘마도파정’, 1월 국내 공급 중단
복제약 부작용 호소…오리지널 재공급 촉구
조규홍 복지부 장관 "재공급 방안 강구할 것"

기사승인 2023-10-12 17:52:06
12일 대한파킨슨병협회는 국회 정문 앞에서 ‘마도파정 국내 재도입’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사진=박선혜 기자

“한국에 남은 복제약은 부작용이 심해 힘이 듭니다. 유일하게 저를 살게 해준 약을 돌려주세요”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는 오리지널 의약품 공급중단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파킨슨병 환자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들은 공급이 중단된 한국로슈의 오리지널 파킨슨병 치료제 ‘마도파정’의 재도입을 요청하며 눈물로 호소했다. 

참고인으로 자리한 파킨슨병 환자 김주희씨는 “파킨슨병은 치료제가 없어서 죽어야 끝나는 병이다. 마도파정은 저를 살아있게 하던 약이었는데 올 1월부터 처방이 불가능해졌다”며 “복제약을 복용한 후에는 오리지널 의약품 복용 때 경험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토로했다.

파킨슨병은 뇌의 신체조절 능력 이상으로 강직 등의 운동장애와 우울, 불안, 인지장애 등 비운동성 장애가 동반되는 진행성 뇌질환이다. 완치가 불가능해 뇌에 도파민을 공급하는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파킨슨병 오리지널 치료제인 마도파정(성분명 레보도파·염산벤세라짓)은 지난 1992년 국내에 첫 허가된 뒤 약가인하 등 채산성 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철수를 결정해 올해 1월부터 공급이 중단됐다. 

대한파킨슨병협회 등 환자단체는 비슷한 성분의 복제약은 어지러움, 복부팽만감 등 이전에 겪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명도파정의 재도입을 촉구해왔다. 4월에는 한국로슈 측과 협상해 재공급 추진을 약속받았지만, 한국로슈 측이 복지부와 가진 논의 이후 자진 철회를 결정하면서 무산됐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파킨슨 환자들은 약에 대한 반응이 매우 민감해 다양한 제품 공급이 중요한데 ‘시네메트정’, ‘마도파정’, ‘미라펙스서방정’이 공급 중단됐고 ‘리큅정’도 유통이 지연되고 있다”며 “앞서 마도파정을 재공급하겠다는 복지부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매우 안타깝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오리지널약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재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대한파킨슨병협회는 국회 정문 앞에서 ‘마도파정 국내 재도입’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파킨슨병협회는 “정부당국의 저약가 기조의 의료정책과 제약사의 이윤추구 목표 앞에 파킨슨 환자에 대한 고려는 안중에도 없다. 복제약을 먹어본 환자들은 오리지널에 비해 효과도 적고 부작용이 심하다고 말하는데, 약을 입에 넣어보지도 않은 식약처 관계자는 효과가 동일하니 참고 먹으라 말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값싸고 약효가 미흡한 약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비싸도 약효가 좋은 약을 바란다. 정부는 기존 오리지널약을 공급해 오던 제약사들이 왜 한국 시장을 떠나는지 살펴보고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는 의료정책을 펼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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