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13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자리를 비우고 떠났다. 건강상 요청에 따른 것이지만 농해수위 위원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의 농협 국정감사장에 목에 깁스를 하고 등장해 “제 생각이 조금 짧았다”며 사과하고 국감장을 퇴장했다. 이는 건강상 이유로 증인 선서와 업무보고 후에 이석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는 요청이 농해수위에서 받아들여진 결과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회장의 퇴장을 두고 “지금 목에 두른 깁스가 굉장히 안타깝게 느껴지고, 그 상황에 대해 존중하지만 1년에 딱 하루 농민과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농민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인데 이 자리를 피하는 것에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유서를 보니까 지난달 26일에 병원에서 4주간의 안전을 요하는 치료가 있었는데 (국감일정에서) 딱 일주일이 부족했다”며 “일주일만 먼저 했으면 이 자리에서 국민들과 농민들을 향해 보고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 했다”고 꼬집었다.
신 의원은 “지금 우리 농어민들은 역대 가장 어려운 고금리‧고물가 그리고 에너지 값의 폭등, 농산물 가격의 폭락에 농업소득은 역대 어느 해보다도 가장 급락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평소 농민 대통령을 자처하는 회장께서 이 하루를 양보하지 못한 것에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소불위의 중앙회장, 그 권력을 다 행사하면서 단 하루 이 일정들을 못 맞춘다는 것은 농업인들 입장에서 또 국회 입장에서 대단히 농업인과 국회를 무시하는 농민 수장을 목도하는 느낌”이라고 재차 유감을 표시했다.
뒤이어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의 국감 불참에 대해서도 쓴 소리가 나왔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의 금융지주 회장인 이석준 회장도 이석했다”며 “이런 모양새는 결코 (좋지 않다),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종합감사 시에는 이석준 회장도 참석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