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개월 만에 상승했다. 은행권에서는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1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9월 중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3.66%)보다 0.16%p(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코픽스는 7월 3.69%로 전월 보다 0.1%p 하락한 데 이어 7~8월까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후 9월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시티)이 예‧적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 비용을 얼마나 들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 상품 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움직인다.
잔액 및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도 상승세를 보였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3.88%로 전월 보다 0.02%p 올랐고, 신잔액 기준 코픽스도 3.27%에서 3.29%로 0.02%p 상승했다. 신잔액 코픽스에는 기타 예수금과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이 추가로 반영된다.
시중은행들은 이날부터 코픽스 변동에 따라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를 조정했다. KB국민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연 4.44~5.84%에서 연 4.60~6.00%로 올랐다. 우리은행의 경우 연 4.53~5.73%에서 연 4.69~5.89%로 상향됐다.
NH농협은행은 내부 산출기준에 따라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주담대 변동금리를 상하단 각각 0.28%p, 0.38%p 높였다. 이에 신규 코픽스 주담대 금리는 4.17~5.98%에서 4.55~6.26%로 상승했다.
코픽스가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예금 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자금시장 경색 당시 유입된 고금리 특판 예금 만기가 대거 돌아오자 시중은행들의 금리 경쟁이 다시 시작된 영향이다. 실제 시중은행이 취급 중인 37개 예금 중 절반가량인 19개의 최고금리가 이날 1년 만기 기준 연 4% 이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는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초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권의 정기예금이 100조원이 넘어 예금금리와 은행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강화되고 예금 금리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당분간 대출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