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가 3분기 누적 16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수익성 하락과 경기침체에 따른 충당금 부담에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막대한 수익을 두고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KB·신한·하나·우리·농협)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5조649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4조760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보다 16% 줄었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이 3분기 누적 4조3704억원(분기 1조37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업계 1위를 달성했다. 뒤이어 △신한금융 3조8183억원(1조1921억원) △하나금융 2조9779억원(9570억원) △우리금융 2조4380억원(8994억원) △농협금융 2조450억원(3391억원) 순이다.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9월말과 비교해 보면 KB금융(8.2%), 하나금융(4.2%), 농협금융(3.58%)의 순익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신한금융(-11.3%)과 우리금융(-8.4%)은 하락세를 보였다. 분기 기준으로는 KB금융(0.4%)과 우리금융(0%)이 실적 유지에 성공한 가운데 신한금융(-26.6%)과 하나금융(-14.93%), 농협금융(-55.31%)은 지난해 동기 대비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신한·하나·농협금융의 분기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크게 하락한 것은 일회성 요인과 충당금 부담에 원인이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실적에 반영된 3220억원 규모의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이익이 소멸되고, 은행의 희망퇴직, 1199억원 규모의 신한투자증권 젠투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은 충당금 부담이 컸다. 하나금융은 3분기 4410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으면서 총 1조2183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5%(6,239억원) 증가한 수치이다. 농협금웅도 충당금 적립 기준을 보수적으로 적용해 충당금을 지난해 3분기 4372억원에서 1조3468억원으로 확대했다.
5대 금융지주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모두 하락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전분기 대비 0.01%p 하락해 그나마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고, △농협금융(0.02%p) △우리금융(0.04%p) △하나금융(0.05%p)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금융지주들은 4분기 NIM이 소폭 상승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 하락 속에서도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여전히 상승 추세를 보였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이자이익이 줄어든 농협금융을 제외할 경우 4대금융 지주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30조243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동기 대비 3.5% 증가한 규모다.
정치권에서는 금융권의 막대한 순익이 이자장사를 통해 마련된 것으로 보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은행 횡재세를 고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럽 각국의 은행 초과이익에 대한 횡재세 도입 움직임을 거론하며 "조세저항이 있을 수 있으니 대안으로 유럽연합(EU)이 도입하고 있는 연대기여금 같은 방안을 우리나라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은행이 금리 인상기에 낸 이자 수익에 일종의 횡재세를 걷는 서민금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놓은 상황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러한 의견에 대해 "어떤 방법이 좋은지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게끔 종합적으로 계속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