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기 의무화…게임 이용자 권리 보호된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기 의무화…게임 이용자 권리 보호된다

문체부,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내년 3월 시행
확률형 아이템 유형 캡슐형⋅강화형⋅합성형 등으로 구분해 규정
“게임 이용자 권리 제고 및 게임산업에 ‘공정한 게임 규칙’ 정착”

기사승인 2023-11-13 13:32:16
브리핑에 나선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 사진=차종관 기자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기를 의무화해 게임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정부 대책이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13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은 다음해 3월이다.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이행 차원에서 지난 3월 개정된 게임산업법의 구체적 사항을 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된 확률정보 미표시, 거짓 확률 표시 등의 문제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게임 이용환경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개최된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 브리핑에서 “2004년 처음 등장한 확률형 아이템은 여러 게임 기업들의 눈부신 성장을 만들었지만, 게임 이용자가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아이템을 구매하면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사회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너무 무관심했다. 이번 입법으로 게임 이용자들이 투명하게 확률형 아이템 거래를 할 수 있는 첫걸음을 딛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게이머들의 의견 반영해 자율 규제 기준에 유형별 의무 표시사항 규정

이번 입법예고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확률형 아이템 유형과 구체적 의무표시사항, 표시 의무 대상 게임물과 예외 인정 게임물 범위, 확률 표시 방법 등이 담겼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의 정보 접근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 유형을 △캡슐형 △강화형 △합성형으로 구분해 각각 유형에 따른 의무 표시사항도 규정했다. 아울러 특정 시행 결과가 다른 시행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독립 시행이 아닌 경우), 이용 조건에 따라 게임 아이템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방식(천장 제도) 등에 대해서도 공급 정보를 표시하도록 했다.

이는 그동안 자율규제에 적용해온 기준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들의 의견을 추가 반영한 것이다. 문체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게임 이용자들의 알 권리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아이템을 모아 조합을 완성시켜 보상을 얻는 ‘컴플리트 가챠’도 이번 시행령을 통해 표시 의무가 부여됐다. 컴플리트 가챠는 그동안 사행성 지적을 다수 받아온 바 있다.

다만 이번 시행령은 컴플리트 가챠 자체를 규제하지는 않았다. 전 차관은 “깊은 논의가 있었지만 법률에서 정하지 않은 부분을 시행령에 넣는 것은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컴플리트 가챠는 시행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 모니터링해서 꼭 판매금지가 필요한 경우에 한 해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망 통해 제공되는 모든 게임물은 표시 의무 대상…영세게임사는 예외 둬

이번 개정안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을 제공하는 모든 게임물은 확률정보 표시 의무 대상이 된다. 다만 청소년게임제공업과 일반게임제공업에 제공되는 게임물, 등급분류 예외 대상 게임물은 표시 의무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영세게임사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시행된다. 전체 게임사 중 18.5%로 추정되는 3년간 연평균 매출액 1억원 이하 중소기업이 제작·배급 또는 제공하는 게임물은 표시 의무 대상 게임물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예외 범위를 대폭 축소해 게이머들의 권리 보호를 최우선으로 뒀다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브리핑이 진행중인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문화체육관광부

확률정보를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찾기 쉬운 장소에 표시하도록 상세 규정

개정안은 백분율 표시, 사전 공지 원칙 등 확률정보 표시 일반 원칙을 규정해 게임 이용자들의 정보 접근성을 강화했다. △게임물 △인터넷 홈페이지 △광고·선전물 등 매체별 표시 방법도 상세히 규정하도록 했다.

특히 확률 정보를 검색할 수 없는 형태로 제공하거나 이용자들이 찾기 힘든 곳에 확률정보를 게시하는 등의 편법 운영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모니터링단 통해 제도 실효성 확보

문체부는 내년 3월 확률정보 공개 제도 시행에 앞서 확률정보 미표시 내지 거짓 표시를 확인하기 위한 ‘확률형 아이템 모니터링단’을 24인 규모로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에 설치한다.

모니터링단은 확률정보 미표시 게임물을 단속할 뿐만 아니라, 게임사가 공개한 확률정보가 거짓으로 의심될 경우 게임사가 표시한 확률정보를 검증할 계획이다.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업해 공개된 확률정보의 거짓 여부를 살핀다

문체부는 법 시행에 따른 게임업계의 혼란 방지를 위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해설서를 다음해 초에 배포한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시행은 그간 소외됐던 게임 이용자들의 권리가 제자리를 찾고 게임산업 전반에 ‘공정한 게임 규칙’이 정착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제도 정착에 있어 게임업계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게임업계가 함께 노력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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