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도 예산안에서 대폭 삭감돼 논란을 일으킨 연구개발 예산 일부를 복원 및 증액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예산안 과정이 작년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예산안을 통해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 또 민감한 안을 건드렸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는 이번 주 656조9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한다. 소위는 오는 17일까지 감액심사를, 20일부터 24일까지는 증액심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후 30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하는 것이 목표다.
국민의힘은 13일 쟁점예산인 연구개발 예산 중 일부 분야는 증액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초연구 지원분야와 정부 출연 연구 기관 예산에 대해선 현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보완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연구개발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올해 31조1000억 원보다 약 16.6% 5조2000억 원 가량 줄어든 25조9000억 원으로 편성돼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연일 내년도 예산안 심사 방향에 대해서 R&D 예산 복원을 강조해왔다. 또 이재명 대표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청년 3만원 교통패스 도입 및 지역화폐 발행에 대한 예산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여야가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각각 요구하는 안들에 대한 협상이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정부여당도 선거를 앞두고 긴축재정만 고집할 수 없을 것이며 특히 여당에서 선거에 민감한 예산안들은 야당과 협의 과정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작년엔 여당이 정부가 하라는 대로 움직이면서 꿈적도 하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선거를 치르니 여당도 하고 싶은 것들이 있을 거다. 정부여당이 한 몸으로 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여당이 요구하는 안이 생기면 틈이 벌어질 거고 야당도 비집고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여당과 예산안을 협상한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본지에 “당에서 발표한 우선순위를 놓고 우리가 이것만큼은 반드시 증액을 하겠다는 부분을 중점으로 여당과 협상을 해야 협상이 수월해진다”며 “절대 수용할 수 없는 감액을 우리가 하겠다고 하면 증액 자체가 논의가 안 될테니 우선순위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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