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열풍’ 타고 서울 온 선양소주…“수도권 1%에 올인”

‘제로 열풍’ 타고 서울 온 선양소주…“수도권 1%에 올인”

맥키스컴퍼니, 서울서 선양 팝업스토어 운영

기사승인 2023-11-20 16:56:16
사진=안세진 기자

먹거리 시장의 제로슈거(무가당) 열풍이 탄산음료에 이어 주류 시장으로 넓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소주 기업들까지 저도주를 내놓으며 수도권 진출을 꾀하고 있다. 다만 지난 몇 년간 지방 주류회사들의 수도권 진출이 번번이 실패한 만큼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선양 소주, 수도권 공략 잰걸음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소주 기업 맥키스컴퍼니는 다음달 9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 ‘플롭 선양’을 운영한다. 앞서 맥키스컴퍼니는 지난 3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국내 최저 도수·최저 칼로리 소주 ‘선양’을 출시했다. 국내 최저 도수(14.9도)와 칼로리(298kcal·360㎖)를 앞세웠다. 선양은 쌀·보리 증류원액을 첨가해 소주의 풍미를 더하면서도 맛을 놓치지 않았다.

20일 방문한 플롭 선양 팝업스토어에서는 ‘선양 소주에 빠진 고래(선양 마스코트)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여정’이라는 콘셉트를 만날 수 있었다. 방문객들은 보트를 타고 입장한다. 바다 속과 수면, 모래섬 콘셉트의 다양한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곳곳에 펼쳐진 미디어아트를 통해 실제 고래를 만나기 위해 바다 속 탐험을 떠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이같은 체험이 끝나면 선양의 히스토리와 굿즈가 전시된 브랜드존, 선양 소주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선양오뎅포차’ 등의 공간이 마련된다. 조현준 맥키스컴퍼니 미래전략실장은 “음주 문화의 변화와 MZ 소비 트렌드에 맞춰 이번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주류를 음용하는 공간 이상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플롭 선양의 의미 그대로 많은 분들이 선양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방까지 ‘제로 열풍’
 
최근 보수적인 ‘지역 술’ 까지 무설탕 제품으로 재편되고 있는 추세다. 맥키스컴퍼니의 선양 소주는 애초 충청권을 중심으로 판매됐지만, 맛과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서울·경기 등 수도권지역의 일부 편의점·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돼 왔다.

맥키스컴퍼니 관계자는 “충청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양이 인기를 끌면서 수도권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며 “수도권 식당 납품은 아무래도 경쟁이 치열하고 유통의 문제가 있기에 아직은 일부 식당을 중심으로만 판매하고 나머지는 대형마트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부산지역 소주 업체 대선주조는 ‘시원(CI) 블루’를 7년 만에 무가당 소주(16.5도)로 리뉴얼해 선보였다. 대선은 이보다 앞서 지난해 과당과 소금 등을 첨가하지 않은 소주 ‘대선’을 내놓으며 지역 시장에서 무가당 소주에 대한 반응을 이끌었다.

전남지역 보해양조는 그동안 주류회사들은 소주의 알코올 향과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 ‘당’을 활용한 고정관념을 깼다. 세계 3대 소금을 활용해 쓴맛과 알코올 향을 줄였다. 보통의 희석식 소주처럼 인공감미료(스테비올배당체)는 들어가지만 소금을 넣어 특별한 ‘보해소주’를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방에서 인기가 어느 정도 있는 주류회사라면 모두 수도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당초 지방 주류회사가 수도권에서 성공하는 것은 큰 무리가 있지만, 수도권 점유율을 1%라도 가져갈 수 있다면 지방 점유율 10%를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수도권 시장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지방 소주의 수도권 공략 사례를 봤을 때 그 결과가 좋지 않았던 만큼 이번 진출은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2019년 영남권 무학은 수도권 공략 실패로 구조조정 및 명예퇴직을 받은 바 있다. 보다 앞서 호남을 대표하는 보해양조도 서울 공략에 실패한 채 쓸쓸히 퇴장한 바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몇 년에 한 번씩 지방 주류 회사들이 수도권 진출을 하려 시도한다. 아무래도 주된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이 서울·수도권으로 올라오고 지방 거주자들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수도권은 대기업들이 유통부터 영업까지 꽉 잡고 있는 상황이라 비집고 들어오기에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다행인건 코로나를 거치면서 저도주와 홈술에 대한 수요가 많이 높아진 만큼 이를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실패의 사례가 있는 만큼 공격적인 사업 확장은 하지 않고 시장 상황을 봐가며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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