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부정행위’ 적발 감독관 폭언한 스타강사 “교사에 죄송”

‘수능 부정행위’ 적발 감독관 폭언한 스타강사 “교사에 죄송”

기사승인 2023-11-27 14:26:25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 16일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공동취재단

수험생인 자녀를 수능 부정행위자로 적발했다며 감독관 교사의 학교를 찾아가 시위를 벌이고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다만 그는 해당 교사의 근무지를 불법적으로 파악하지 않았으며, 자녀가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형 경찰공무원 학원 스타강사로 알려진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입장문을 올리고 “선생님께 죄송함 뿐”이라며 “합의가 되면 좋고, 아니더라도 이 부분 공탁을 통해 조금이나마 잘못을 뉘우치고 싶다”고 밝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난 16일 서울 한 고등학교 B교사는 시험 종료 벨이 울린 뒤 답안지를 작성하던 수험생을 부정행위로 적발했다. 그러자 다음 날 해당 수험생의 학부모가 B교사의 근무지를 찾아 1인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교직에서 물러나게 하겠다” “본인이 변호사며 우리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주겠다”고 발언했다고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전했다.

이에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4일 자료를 내고 “수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매우 잘못된 이의제기 방법으로 명예훼손, 협박 등 범죄행위로 보여진다”며 “해당 학부모에게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A씨는 입장문에서 “협박과 명예훼손은 너무 과한 것 같다”며 “부정행위자 처리규정 제6호 종료령 후의 작성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했다. 변호사의 신분을 노출한 것은 ‘고의’와 ‘과실’을 구분해서 설명하기 위해서 꺼낸 단어이지 변호사의 지위를 이용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법률용어라서 만나보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선생님께서 놀라셨는지 협박하시는 것이냐고 하셨고, 그런 게 아니고 ‘자식 문제이므로 끝까지 다툴수 밖에 없다’ 했던 부분이 와전된 것 같다”며 “이 부분은 백번 양보해도 제 잘못인 것 같다. 학교에 찾아가지 않고 학생만 들여보내던가 했어야했는데 괜한 욕심에 과욕을 부린 것 같고 그것이 선생님에게 걱정을 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감독관 교사의 근무지를 알게 된 경로에 대해선 ‘딸이 감독관 선생님의 명찰을 보고 이름을 기억했고, 중학교나 고등학교 선생님일 것이라고 생각해 해당 교육청 근처 중고등학교부터 학교 사이트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선생님의 글을 발견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특히 A씨는 자녀가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저희 아이는 종료령 후에 답안을 작성한 일이 없다”며 “주위 학생들이 종료령 ’띠띠띠띠‘ 타종 중 ’띠‘에 해당 감독관이 손을 쳤다고 3명이 진술해줬고, 그것은 이미 교육부부정행위 심의위원회에 내용증명으로 보냈다”고 했다.

피해 감독관은 사건 후 병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교사에게 특별휴가와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교원안심공제가 보장하는 긴급 경호를 안내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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