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치며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이준석 신당과의 ‘빅텐트’ 가능성도 전망했다.

이 전 대표는 개딸(개혁의딸)로 상징되는 팬덤 정치 문제와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등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문제를 정조준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리더십과 강성지지자 영향으로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무너졌다”며 “정책을 내놔도 사법 문제에 가려지곤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처한 현재 상황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의원들이 당 내 현안에 대해 이상한 침묵을 하는 상황”이라며 “소위 개딸이라 불리는 강성지지자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그런 회복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며 “지금 민주당이 그런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이재명 체제의 문제점을 저격하면서 기존 비명계 의원들과 새로운 세력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총선 공천에서 비명계 의원들이 대거 탈락할 경우, 이 전 대표가 이들과 함께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는 이미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현재 이재명 체제의 시스템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비명계와 손잡는 것이 정치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가를 위해서 할 일이 무엇일지 고민한다. 예전부터 개인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를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활동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까지의 정치권 문법을 살펴보면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포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최 평론가는 총선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는 이준석 신당과의 거대 빅텐트 구상 가능성도 전망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비명계를 업고 이준석 전 대표와 딜을 볼 수도 있다”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벗어난 강력한 제3지대 신당이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