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김기현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파열음이 일고 있다. 중진 의원들을 필두로 김 대표의 직 사퇴를 압박하자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은 해당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선 혁신위원회 조기해산 후 김 대표 직 사퇴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계속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김 대표가 혁신을 거부하는 정도가 아니라 방해하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X맨이 됐다”며 “더 버티면 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병수 의원도 10일 페이스북에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의 필패는 분명하다”며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김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냐”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내 의원들은 김 대표 직 사퇴 요구에 대해 반발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김 대표가 물러나고 누가 당대표가 되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냐. 대안 없는 지도부 흔들기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내 중진인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가 생기면 대표에게 책임을 져서 물러나게 만들었는데 그렇다고 혁신이 된 적은 한번도 없다”며 “한동훈·원희룡 장관, 나경원 전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 거론되는 인물들을 다 당으로 모셔와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사퇴 논의가 아닌 시스템을 만드는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일부 초선 의원들도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중진 의원들의 김 대표 직 사퇴 요구에 대해 비판했다. 텔레그램 글을 올린 한 의원은 쿠키뉴스에 “당의 공천을 받아서 중진까지 됐으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당을 스스로 좀비정당이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반면 텔레그램 단체방에 대한 반발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의원은 본지에 “부끄럽다”며 “(중진 의원들이) 조리돌림 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