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20·30대 ‘젊은 당뇨’…“생활습관 조절 필요”

늘어나는 20·30대 ‘젊은 당뇨’…“생활습관 조절 필요”

지난해 20대 당뇨병 환자 2018년 대비 47% 증가
20·30대 60% “공복·식후 혈당 수치 몰라”
당뇨병 발생하면 췌장기능 50% 감소…“정기 검사해야”

기사승인 2023-12-12 16:26:26
게티이미지뱅크

# 20대 대학생 김경완(가명)씨는 군 입대를 앞두고 시행한 신체검사에서 당뇨병을 진단받았다. 공복혈당은 180㎎/dL(정상 기준 100㎎/dL 미만, 당뇨병 기준 126mg/dL), 3개월 평균 혈당 조절 정도를 나타내는 당화혈색소는 9.5%(당뇨병 기준 6.5%)가 나와 당뇨병 치료를 시작하게 됐다. 김씨는 “당뇨병은 50·60대에 많이 앓는다고 여겼는데 막상 내가 걸리고 나니 치료하는 게 막막해졌다”며 “그래도 관리하면 좋아질 수 있단 주치의의 말을 믿고 군대에서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열심히 운동해 관리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20·30대 젊은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은 자신이 당뇨병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혈당 수치를 파악해 심각해지기 전에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12일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 대비 2022년 2030세대 당뇨병 환자 증가율은 24%로, 전체 당뇨병 환자 증가율(21%)보다 높았다. 특히 20대 당뇨병 환자는 47%나 증가했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이 당뇨병 환자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대한당뇨병학회가 2030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당뇨병 인식 조사’ 결과에서 60%가 자신의 공복과 식후 혈당 수치를 모른다고 답했다.

당뇨병이란 영양소가 적절히 사용되지 못하면서 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인슐린이 부족한 1형 당뇨병과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는 2형 당뇨병으로 구별한다.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나와 식사로 얻은 에너지원을 우리 몸 세포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원활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것을 ‘인슐린 저항’이라 한다. 2형 당뇨병도 시간이 지나면 인슐린이 부족해져 1형 당뇨병처럼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젊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췌장 기능이 중·장년층 때 생긴 당뇨병 환자보다 떨어져 나중에 혈당 조절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당뇨병은 미세혈관부터 대혈관까지 다양한 혈관질환을 유발하고, 치매 등 정신신경계 합병증까지 유발한다. 실제 당뇨병 환자의 혈당이 30~35㎎/dL 높아지면 당뇨병과 관련된 합병증 사망률이 15~40% 내외까지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또 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젊은 환자의 경우 당뇨병성신증, 망막병증, 말초신경병증 등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이 1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보다 2배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30세대의 당뇨병은 고칼로리 중심의 나쁜 식습관, 부적절한 음주, 운동 부족, 비만 등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비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김원준 강릉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진단 나이가 어릴수록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수치를 보이기 때문”이라며 “이미 당뇨병이 발생했을 땐 췌장 기능의 50% 이상이 감소돼 있고, 매년 기능이 떨어지다가 일정 시점이 지나면 급격하게 낮아진다.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생활습관 조절이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균형 있는 식사, 체중 조절, 적절한 운동을 통한 관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이미 당뇨병이 진행된 경우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당 조절이 힘들어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며 “당뇨병은 서서히 발생해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고혈압, 비만, 가족력 등 당뇨병 발생 고위험군은 정기적으로 혈당 검사를 받고 다식, 다음, 다뇨의 ‘3다(多)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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