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이 법정처리시한을 넘긴 가운데,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예산안 처리를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YTN 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서 “예산안 통과가 늦어지는 것을 야당 책임으로 돌리기 위한 정치적 공세”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0년 이상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는 과정을 지켜봤는데 이렇게 무성의한 정부·여당은 처음 본 것 같다”며 “오히려 예산안 통과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안달이 나서 더 협상하고 야당을 설득해야 할 정부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당이 예산안 협상에 소극적인 이유로 대통령실을 지목했다. 그는 “작년에도 비슷했다”며 “여야 간의 협상이 진행돼도 대통령실에서 틀어버려서 다시 원점으로 가는 형태가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훨씬 더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원내대표끼리는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게 있다. 그런데 윤 대표 입장에서도 넘어설 수 없는 또 다른 어떤 장애물이 있는 것”이라고 대통령실을 비판했다.
민주당의 ‘쌍특검’ 때문에 예산안 통과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쌍특검법과 예산안을 분리하려 꽤 애를 썼다”며 “당초 11월 30일 정도에 통과시킬 생각이었으나 예산안 문제로 여러 차례 미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를 위해 쌍특검 상정을 늦추기로) 김진표 국회의장과 합의했다”며 “김건희 특검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은 22일 이후에 개최되는 첫 번째 본회의에서 무조건 상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특검이 정쟁에 소지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 “그동안 이 법은 법사위 6개월, 본회의 2개월 총 8개월간 머물러 있었다. 그동안 여당 측은 법안에 대해서 단 한 번도 협의하거나 수정안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이제 와서 법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