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실적·주가’ 승승장구…건전성 관리는 ‘고민’

기업은행 ‘실적·주가’ 승승장구…건전성 관리는 ‘고민’

연간 순이익 전망치 2조8039억원…역대 최대치 갱신 예상
연말배당 기대감에 주가도 ‘훌쩍’…연초대비 20% 이상↑
건전성 악화는 숙제…NPL비율·무수익여신 시중은행 대비 높아

기사승인 2023-12-20 06:00:27
IBK기업은행 제공.

기업은행의 실적이 올해도 역대 최대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되다 보니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주가도 올라가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다만 고금리·저성장이 지속되면서 기업은행의 주요 고객군인 중소기업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며 건전성 관리 부분은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1220억원으로 전년동기(2조227억원) 대비 10.3%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로라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이라 예상되는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기업은행이 올해 연간 순이익으로 2조8039억원을 거둘 것이라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거둬들인 순이익(2조7808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수익 뿐 아니라 다른 지표들도 긍정적이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220조7000억원에서 올 3분기 말 231조7000억원으로 11조원(5%) 순증했다. 기업은행의 주요 고객군인 중기대출 시장 점유율은 23.2%으로 여전히 1위 자리를 수성했다.

그간 공을 들여왔던 해외법인 실적도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국·인도네시아·미얀마에 주요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데, 해당 법인에서 달성한 매출은 올해 3분기 기준 312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84억원, 당기순이익은 421억원으로 집계되며,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8.5%, 29.9% 증가한 수준이다.  

이처럼 기업은행이 올해 호실적을 거두면서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타 은행들과 달리 분기배당을 하지 않고 연말에 배당을 진행한다. 기업은행의 주가는 19일 기준 1만11750원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연초대비 2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이 12.8%, 금융업종지수 수익률이 12%인 점을 고려하면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순항을 거듭하는 기업은행이지만, 주 고객층인 중소기업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업은행의 건전성도 나빠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의 금융안전판 역할도 중요하지만 부실 대출 관리 등 건전성 제고도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01%로 지난해 말(0.85%)과 비교해 상승했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의 NPL비율이 0.25%인 것과 비교하면 4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NPL비율은 전체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기업은행의 올해 3분기 말 NPL 잔액은 3조75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NPL 잔액은 △KB국민 9889억원 △신한 8700억원 △하나 7690억원 △우리 677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더해 여신에서 더 이상 이자를 거둘 수 없는 소위 ‘깡통대출(무수익여신)’도 급증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과 채권재조정, 법정관리·화의 등으로 이자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대출을 말하며 고정이하여신보다 악성으로 취급된다.

기업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올 3분기 말 기준 1조850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0.5%(5329억원)나 늘었다. 이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잔액(7247억원)보다 2.5배 많고, 증가 폭(1554억원)은 3.5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기업은행은 선제적 충당금 적립,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진행하고 있기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당국의 각종 지원책으로 감소했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최근 경기침체, 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라 부실여신이 증가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실이 우려되는 취약부문을 선제적으로 선별·점검하고 기업구조조정을 확대·검토 하는 등 여신 단계별로 면밀히 건전성 관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필요시 부실채권(NPL) 감축을 위해 부실여신 외부매각을 확대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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