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학살’ 시작?…친명 지역구 도전장 유력 후보들 ‘부적격’

‘공천 학살’ 시작?…친명 지역구 도전장 유력 후보들 ‘부적격’

당 공관위, 비명계 최성·김윤식 ‘부적격’ 통보
지역 내 인지도 높은 인물들…친명 후보 위협에 사전 차단 의혹도
이종훈 “시작에 불과…앞으로 더욱 노골적일 것” 

기사승인 2023-12-20 18:01:3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차별적인 예비 후보 심사 기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친명 인사에게는 관대한 기준이 비명계 인사들에게는 엄격하게 적용되면서 ‘이중 잣대’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비명계로 평가되는 최성 전 고양시장과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내년 총선 예비 후보자 등록을 위한 당 후보 적격 심사에서 부적격 통보를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이의 신청한 상태다.

반면 친명을 주장하는 후보들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적격 심사의 벽을 넘었다.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설쳐’ 발언을 옹호해 국민적 공분을 산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적격 심사를 통과해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예비 후보로 등록해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명계 후보를 위협하는 원외 비명 후보들을 제거하기 위한 노골적인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부적격 후보들의 출마지가 힘 좀 쓴다는 친명 후보들의 지역구와 겹치기 때문이다.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당 사무총장 5선 조정식 의원의 지역구 ‘경기 시흥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지난 2009년 재보궐 선거를 통해 시흥시장이 된 이후 3연임에 성공한 인물로 지역 내에서는 5선 조 의원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도 시흥을을 두고 경쟁했으나 이례적으로 당이 4선 중진 의원의 지역구를 전략 공천을 결정하면서 경선이 치러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변수가 없는 한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시장은 2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갑작스러운 경선 선회 결정에 반발해) 당과 소송을 했다고 부적격 판정을 내리는 게 말이 되냐”며 “당시 함께 당에 가처분 신청을 한 김봉호 변호사는 적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선 전환에 따른 피해에 대한 민사소송을 했을 뿐인데 미운털이 박힌 것 같다”며 “헌법은 물론 당헌에서도 재판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공당이라는 곳에서 이런 편파적 판단을 내린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다른 의도가 의심된다”고 항변했다.

또 최성 전 고양시장은 친명계 한준호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한 의원은 내년 22대 총선 승리의 전략을 짜는 총선기획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평가인데 비명계로 고양 지역 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최 전 시장의 등장이 편할 리 없다.

전문가들은 이르긴 하지만 공천 학살의 시작점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흔한 말로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는데 친명 후보들은 너그럽게 봐주고, 비명 후보들은 사소한 잘못도 부풀려서 보는 게 문제”라며 “공천 학살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적합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예비 후보 적격 심사는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더욱 노골적인 공천 학살이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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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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