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신당 창당 멈춰주길…후배의 간곡한 호소” [쿡 인터뷰①]

김태년 “신당 창당 멈춰주길…후배의 간곡한 호소” [쿡 인터뷰①]

“민심은 정권 심판론…분열은 민심 저버리는 것”
“이재명 없이도, 이재명만으로도 총선 승리 보장 못 해”
“송갑석 ‘통합비대위’ 조기 구성 제안 그나마 현실적”

기사승인 2023-12-30 06:00:03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 중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효상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낙연 전 대표에게 “신당 창당을 멈춰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과거 원내대표 시절 같이 당 지도부로 활동하며 맺은 인연과 후배 정치인으로서의 마음을 담아 분열을 끝내고 통합으로 총선 승리에 이바지해주길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표 중진인 김태년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쿠키뉴스와 만나 민주당 총선 승리 전략에 대해 “이재명 대표 없이도 안 되지만 이재명 대표만으로도 안 된다”며 “어느 때보다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심은 정권 심판론을 얘기하고 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분열 아닌 통합과 단결이 절실하다”며 “이낙연 전 대표가 이쯤에서 신당 창당을 멈춰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길 바란다고 전했으며 최근에는 이낙연 전 대표 측근들과 만남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신당 창당은 이낙연 전 대표 자신은 물론 그를 지지했던 이들, 국민에게까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명 대표에게는 “더 적극적으로 손 내밀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더욱 통합의 신호를 내길 당부했다.

최근 비명계 송갑석 의원이 제안한 ‘통합 선대위’의 조기 구성 제안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표의 사퇴 후 비대위 출범 주장이 당내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조기 통합 선대 구성안 협의가 가능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높은데 확실한 대안 없이 일단 물러나라는 것이 과연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이재명 대표의 사퇴 후 통합비대위’ 출범 주장은 현실성 없다. 대신 송갑석 의원이 최근 제안한 ‘이재명 대표가 포함된 조기 통합 선대위’ 안을 중심으로 논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당내 의견이 분분한 선거제에 대해서는 ‘권역별 병립 비례대표제’ 도입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공공연하게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는 가운데 현행 준연동형을 고집하는 게 옳다고만 볼 수 없다”며 “위성정당을 양산하는 제도는 성공한 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지역에서의 특정 정당의 독식 구조 문화가 우리 정치의 폐해인데 권역별 비례제를 도입하면 한국 정치가 진일보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 중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효상 기자

다음은 김 의원과 일문 일답.

-총선 앞두고 어수선하다. 이번이 유별난 건가
▷큰 선거를 앞두고는 늘 어수선하다. 자리는 제한적인데 하고픈 사람은 많아서다. 그나마 지난 21대 총선 정도가 안정적으로 치렀다. 이번 총선 국면이 유별난 건 아니다.

-원내대표 시절 이낙연 전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이해되나
▷어떻게 이해가 되겠는가. 신당 창당을 안 하면 좋겠단 생각이다. 이 전 대표 자신을 물론 도왔던 이들, 국민을 위해서도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급의 정치 지도자가 선택할 길은 더더욱 아니다. 

-신당 성공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결코 성공하지 못할 거다. 배를 띄우려면 물이 들어와야 하는 것처럼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데 신당이 성공할 만큼의 민심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순항하려면 순풍이 불어야 하는데 지금 부는 바람은 윤석열 정권 심판의 바람이다. 신당 창당으로 정권 심판 바람이 실현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을 어떻게 다 지려고 하는가. 이쯤에서 신당 창당 추진을 멈춰주셨으면 좋겠다. 후배 정치인이 간곡하게 드리는 호소다.

-이낙연 전 대표를 끌어안으려는 이재명 대표의 확실한 메시지가 안 보인다 
▷이 대표에게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당 지도부로서 해야 할 일들이 꽤 많다. 또 이낙연 전 대표가 ‘사퇴 후 대화’라는 과한 조건을 말한 것도 고민의 이유다. 일단 대표가 물러나고 얘기하자고 하는데 수용하기 어렵지 않겠느냐. 당내에선 이낙연 전 대표의 주장이 공감받고 있지 못하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이재명 대표가 없어도 안 되지만, 이 대표 혼자만으로도 안 된다. 지금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높은데 확실한 대안 없이 일단 물러나라고 하는 건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지혜를 모으는 게 필요하다. 얼마 전 송갑석 의원이 의원 단체방에서 이재명 당 대표를 포함한 통합 선대위의 조기 출범을 제안했다. 이 대표의 사퇴 후 통합비대위 주장보다 현실성 있는 얘기다. 그 제안을 중심으로라도 논의를 해봐야 한다.

-이재명 대표는 지금 시점에 어떤 모습 보여야 하나
▷우선 이재명 대표가 더 적극적으로 손 내밀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낙연 전 대표도 ‘사퇴 아니면 안 돼’라고 선 긋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응해야 한다. 최근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왜 그런 생각(신당 창당)을 했을까 이해되는 측면이 있었다. 물론 용납과는 다른 얘기다. 많은 부분이 오해에서 비롯됐다. 열고 대화한다면 충분히 해소 가능하다고 본다. 직접 뵙고 말씀 나누고자 하는데 아직 답이 안 와 못 뵙고 있다. 중진으로 다양한 분들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선거제 관련해 당내 의견이 첨예하다. 어떤 제도가 맞다고 보나
▷선거·정치 제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현행 준연동형이 선거·정치 개혁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냉정히 보면 좋겠다. 국민의힘은 공공연하게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준연동형을 택해 서로 다른 룰로 선거를 치를 순 없다. 위성정당을 양산하는 제도는 성공한 제도라고 보기 어렵다. 성공할 수 없는 제도를 계속 고집하는 것 또한 옳은 방향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권역별 병립 비례대표제가 맞다고 본다. 특정 지역에서의 특정 정당의 독식 구조 문화가 우리 정치의 폐해인데 권역별 비례를 도입하면 해소될 여지가 있다.

-‘병립형’ 회귀는 이재명 대표가 국민과 한 약속과 역행하는 것인데
▷물론 국민 앞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대선 과정에 다당제 선호를 얘기한 것은 사실이다. 다당제가 실현되려면 위성정당이 없어야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객관적인 설명을 하면 되는 일이다. 이 대표가 현재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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