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드러나는 시중은행 상생금융…실적 타격은 불가피

모습 드러나는 시중은행 상생금융…실적 타격은 불가피

소상공인 이자 환급 1.6조원 투입…국민은행 3721억원으로 1등
상생금융 비용 대부분 지난해 4분기 기타 영업비용에 반영
에프앤가이드, 4대 금융지주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기사승인 2024-01-18 06:00:06
각사 제공.

시중은행의 상생금융 세부 방안들이 모두 공개됐다. 은행권은 약 1조6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약 187만명의 개인사업자에게 ‘이자 캐시백’을 진행하고, 올해 1분기 내로 자체 지원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상생금융 방안 실행을 위해 투입되는 금액으로 인해 은행권의 지난해 4분기, 올해 1분기의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민생금융 전체 지원 금액을 확정했다. 지난해 말 20개 국내 은행과 금융당국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2조원+α 규모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상생금융)’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상생금융 방안은 1조6000억원의 공통 프로그램과 4000억원 규모의 자율프로그램으로 2가지가 추진된다.

각 은행별 규모를 보면 국민은행이 3721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하나은행 3557억원 △신한은행 3067억원 △우리은행 2758억원이다. 분담 기준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이다.

은행들의 공통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20일 기준 개인사업자(부동산 임대업자 제외) 대상으로 대출금 2억원 한도로 금리 4% 초과분에 대해 1년간 이자 납부액의 90%까지 최대 300만원 캐시백을 지원한다. 구체적인 세부 지원방안은 은행별로 조금씩 다르다. 

여기에 은행들은 자체프로그램을 통한 지원도 실시한다. 국민은행은 이자캐시백 이외에도 보증기관 또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 소상공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약 633억 규모의 자율 프로그램을 수립해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이자 납부기간이 1년 미만인 고객에게도 올해 금리 4% 초과 이자 납부액에 대해 총 한도 내 캐시백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추가 지원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고객 26만명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금융취약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에너지생활비를 우선 지원한다. 또한 통신비와 경영컨설팅 비용 지원, 대출 보증기관 출연 확대 등의 다양한 지원방안을 1분기 중 확정해 실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이자캐시백 외에 873억원 규모의 자율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자율지원 금액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관련 보증기관 출연 확대(530억원), 학자금대출 이자 캐시백(233억원), 소상공인 대상 스마트 결제기기(60억원), 채무조정 전용 서민금융 신상품 출시 및 금리 인하(30억원), 서민금융대출 이용 고객 금융비용 경감 지원(20억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상생금융으로 소상공인들은 한 숨 돌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금융투자업계의 기대치를 취합한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을 16조319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15조7312억원 대비 1.9% 증가에 그친 수준이다. 앞서 1월 초까지만 해도 에프앤가이드는 4대 금융지주의 순익 추정치를 17조2316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상생금융 지원에 따른 비용을 인식·반영하며 순익 전망을 1조2000억원 가량 축소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KB금융 5조1968억원→4조9701억원 △신한금융 4조9219억원→4조5703억원 △하나금융 3조9433억원→3조6404억원 △우리금융 3조1696억원→2조8451억원으로 전망치가 수정됐다.

금융권에서는 상생금융 비용 회계 처리를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나눠 집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통 프로그램은 4분기, 추가 프로그램은 1분기에 회계 처리하는 식이다. 이는 4분기 이어 1분기에도 상생금융 프로그램으로 인한 실적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불러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사회공헌 지출 비용 등은 그동안 은행별 자체적으로 회계처리를 해왔는데 이번 상생금융은 은행연합회를 주축으로 은행권이 공동으로 추진하다보니 회계처리도 은행연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방법으로 비용 처리를 할 예정”이라며 “다음달까지 은행연에서 회계처리 방법이 정해지면 은행들이 이를 따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상생금융 지원책을 펼쳐왔지만, 이번에는 지원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불가피할 듯 하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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