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국민참여공천제’ 홈페이지가 오픈 첫날부터 중복 참여 및 시스템 오류 등 문제가 발생했다. ‘공정성 담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공천관리위원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균형감 있게 여론을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참여공천제는 국민이 ‘공천 기준 설정’부터 참여하는 제도다. 2002년 국민참여경선제에서 나아가 경선 이전 단계에서부터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공천 과정 투명성을 높이고 합리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정 공천’을 강조하고 있다.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21일 공관위 3차 회의 후 “계파 관계없이 시스템에 의해서 공정하게 심사하겠다”면서 “22대 총선에선 명실상부한 국민참여공천이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2일 국민참여공천제 실행을 위해 국민 50만 명 의견 수렴 플랫폼을 정식 오픈했다.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설문을 통해 직접 공천 기준에 대한 의견 제안이 가능하다.
심사 항목으로는 △정치인 정체성(당이 지향하는 가치·비전·철학) △기여도(당·국가·지역사회에 기여하거나 기여할 능력) △의정활동능력(의정활동을 잘 수행했거나 충분히 수행할 능력) △도덕성(사회 지도층으로서의 도덕적 품성) 등을 뒀다.
다만 설문 응답 시 별도 인증 절차가 없어 중복 제출이 가능했고, 객관형 질문의 경우 답변 중복 선택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민주당 공관위는 22일 오후 중복 응답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동일 IP 응답 제한 조치를 취한 상태다. 그러나 기기 변경(스마트폰 → PC 등) 및 접속 환경 변경을 통해 여전히 중복 응답이 가능했다.
시스템 오류도 있었다. 객관형 질문은 각 항목의 중요 순위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1순위부터 중요도에 따라 각각 순서를 정하도록 했지만, 순위 중복 선택이 가능했다. 이렇게 되면 응답의 타당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빈틈으로 인해 공천 기준 설정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천 심사 마련에 오히려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홈페이지가 공식 오픈되자 이재명 대표의 팬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국민참여공천제 참여 독려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공관위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공정성을 지키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 기준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박희정 공관위 대변인은 2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의견 수렴 플랫폼은 국민의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한 것”이라며 “우선순위의 경우 점수화해 반영하는 것이 아닌 응답자의 우선순위 가치관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계량화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홈페이지 시스템상 오류가 있어 계속 수정해나가고 있다”며 “홈페이지를 통한 의견 수렴 이외에도 별도 여론조사와, 언론사 여론 분석, 키워드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균형감 있게 공천 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