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 수위 높인 이재명…당내 현안에는 ‘침묵’

‘정권심판’ 수위 높인 이재명…당내 현안에는 ‘침묵’

“민주당, 위기극복 DNA 있어…검사 독재 청산”
신년회견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 강조
선거제 개편·공천 갈등 질의엔 미온적 태도

기사승인 2024-01-31 18:14:3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부 집권 2년 동안 대한민국이 무너졌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는 4월 총선이 이를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며 ‘정권 심판론’을 띄웠다. 다만 ‘계파 갈등’ 등 민주당이 당면한 현안에 대해서는 침묵을 유지하면서 통합 리더십에 대한 우려는 남겼다.

이 대표는 3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는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무시한 채 정적 죽이기에만 올인했다”며 “윤석열 정권의 독단과 무능으로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이 △민생위기 △전쟁위기 △저출생 위기 △민주주의 위기 등 4대 위기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4대 위기보다 더 심각한 것은 ‘위기를 수습해야 할 정부가 위기를 만들어왔다는 것’”이라며 윤 정권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오는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에는 위기극복 DNA가 있다”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윤석열 정부가 불러온 국정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앞서 짚은 대한민국의 위기를 언급하며 “폭넓은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 공포와 절망을 이겨내고 민생, 경제, 민주주의, 평화를 복원하겠다”며 “이번 총선은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고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이 대표가 신년 메시지를 통해 윤 정부를 직격한 것은 정권 심판론을 띄워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선거제 개편, 공천 계파 갈등 등 당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으면서 통합 메시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그간 올해 4월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준연동형’ 유지 방안과 ‘병립형’ 회귀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이 대표는 선거제와 관련해 “신중하게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이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고 대화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공천 심사를 앞두고 계파 갈등도 본격화될 조짐이다. 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비명계 현역 지역구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친명 대 비명' 갈등 구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서도 “역대 어떤 선거 공천 과정과 비교하더라도 갈등, 분열 정도가 크지 않다”며 “국민 기대와 눈높이에 맞춰 공천관리위원회가 당이 만든 시스템에 따라 공정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 ‘586 운동권 청산’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 독재”라며 “언제나 그런 것처럼 남의 눈의 티보다는 자기 눈의 들보를 먼저 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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