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언주 전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복당 여부로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번지는 형국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저격수로 불렸던 이 전 의원을 복당시키려는 움직임에 친문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당내 일각에서 돌아가며 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어 참으로 당황스럽다”며 “지나친 인신공격으로 과거의 상처를 들추는 일은 ‘함께하자’고 제안한 당 대표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국민의힘을 거치며 반문(反文, 반문재인) 활동에 앞장섰다. 그는 민주당을 탈당하기 직전까지도 ‘문재인 아웃’을 외치며 민주당 내 주류세력을 비판했다. 이후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바꿨다가 2020년에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으로 옮겼다.
최근 이 전 의원이 ‘반윤석열 전선’에서 앞장서며 공격적인 언어로 윤 대통령을 비판해온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이 전 의원에게 민주당 복당을 권유하면서 친문계 사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친문 의원은 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 전 의원의 복당에 반발하는 의원들이 주변에 꽤 있는 것으로 안다. 당의 정체성과 안 맞다는 게 주된 의견”이라고 했다. 송갑석 의원도 지난달 30일 BBS 라디오에서 “이언주 같은 분이 당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지지자들이나 국민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납득이 안 된다”며 “윤석열만 반대하면 모두가 우리 편인가”라며 이 전 의원의 복당을 반대했다.
반면 친명계는 당이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기치로 세운 만큼 이 전 의원의 복당이 득이 될 거라는 입장이다.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지난달 30일 MBC라디오에서 “윤석열 정부 심판의 길에 같이 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너무 높은 허들과 조건을 내기보다는 같이 할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계파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이 전 의원 복당과 관련한 결론이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의원의 복당을 가장 먼저 권유했다고 밝힌 정성호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는 반윤 연대를 위해서 통 크게 같이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제가 이 의원 복당 아이디어를 냈다”면서도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공천 결과에 따라 잠재된 계파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달 31일 공천관리위원회가 진행한 공천 면접에서는 강북을 지역구 출마에 도전장을 낸 ‘친명’ 정봉주 전 의원이 ‘비명’ 박용진 의원을 향해 “당을 공격하는 의원”, “정체성에 맞지 않다” 등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당내 후보자 간 비방에 대해서는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했지만, 공천을 두고는 반대의 감정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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