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통행법, 정확히 아는 수도권 운전자 ‘400명 중 1명’

우회전 통행법, 정확히 아는 수도권 운전자 ‘400명 중 1명’

기사승인 2024-02-06 11:31:21

우회전 시 일시정지 의무 사항을 세부적으로 아는 운전자가 전체 1%도 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수도권 시민 600명(운전자 400명·보행자 200명)을 대상으로 우회전 통행방법 관련 인식조사를 토대로 ‘우회전, 돌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설문조사에서 경찰청 홍보물을 기준으로 법적으로 올바른 우회전 통행 방법에 대한 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우회전 방법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운전자는 40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 75.3%는 우회전 일시 정지 중 뒤 차량으로부터 보복성 행동(경적이나 전조등 위협)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운전자 78.3%는 일시 정지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앞 차량의 일시정지로 답답함을 느낀 경험이 있었고, 운전자 65.3%는 우회전 중 갑자기 나타난 보행자로 당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운전자 67.5%는 보행자가 없어 일시 정지를 위반하고 우회전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빨리 가고 싶어서’(30.6%)보다 ‘정확한 통행 방법을 몰라서’(32.4%) 우회전 일시정지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이 더 많았다.

2022년 도로교통법 개정과 지난해 새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시행에 따라 차량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일시 정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 변경된 우회전 통행방법에 대해 운전자의 40.3%는 ‘알고 있다’고 응답해 ‘모른다’는 응답 비율 6.8%보다 높았다. 운전자들은 우회전 도입 과정에서의 문제점으로 잦은 법령 개정에 따른 운전자 혼란(35.8%)을 1순위로, 불필요한 교통체증 유발(21.3%)을 차순위로 꼽았다.

경기연구원은 고비용의 스마트 횡단보도 설치보다 우회전 전용신호등 설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보행자를 위협하는 교통섬 삭제와 교차로 회전반경 축소, 도로 모퉁이 횡단보도 이설 등 교차로 구조 개선안을 제시했다.

승용차보다 보행 횡단 사고 사망 비율이 2.2배 높은 대형차량에 대해 사각지대 방지 장치 의무화를 추진하는 방안, 횡단보도 어린이 대기 공간인 '세이티브 아일랜드'를 설치하는 방안, 운전석을 현행 좌측에서 우측으로 이동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사회는 누구도 잘 알지도 못하는 일시 정지에 집착하고 있다”며 “운전자들이 암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안전한 우회전을 하도록 신호와 교차로 기하구조 등이 개선돼야 한다. 우회전 시 운전자 스스로 무조건 서행하는 교통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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