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부동산PF 화약고, 대한방직 부지 개발 위험신호

[칼럼]부동산PF 화약고, 대한방직 부지 개발 위험신호

기사승인 2024-02-07 12:59:51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건설업계에 화약고가 된 부동산PF(Project Financing) 위기 관련 금융당국의 정반대되는 두 가지 금융정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브릿지론으로 대표되는 부동산PF 부실을 제2금융권에 대손충당금 등을 쌓아 빨리 정리하라고 한다. 반대로 그동안 브릿지론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던 제1금융권 은행을 끌어드려 부실 브릿지론을 지원하라 한다.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듯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이후 다음으로 부동산PF 위기를 겪는 건설사는 롯데건설이다.

지난해 말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PF의 초기 단계인 브릿지론은 1년 이상 멈춰있다. 올해도 요지부동이다. 부동산개발 인허가 직전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짧게 빌리는 단기자금인 브릿지론이 이미 2년 이상 기간을 허송세월하는 부실대출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브릿지론 총액이 30조원인데, 올 3월내 만기가 돌아오는 롯데건설의 브릿지론이 3조 2천억원, 이 중 2조 3천억원을 국민·신한·하나·우리·산업은행 등이 인수해 지원하려 하고 있다.

이들 은행들의 자산규모가 대단하고 부실규모가 적으며,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담보나 보증으로 지원하는 형식이기에 겉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PF 문제로 눈길을 돌리면, 금융당국의 상반된 정책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우리나라 부동산PF 금융총액은 브릿지론 30조원, 여기에 PF대출 104조원 합하면 134조원에 이른다. 134조원의 부동산PF 중에는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문제없이 해결되는 사업장들이 있다.   

그러나 이번 롯데건설 브릿지론의 은행권 인수를 계기로 금융회사들이 눈치를 보고 편법을 쓰며 부실사업장들을 살려놓으면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사업장마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금융의 시한폭탄이 되기 때문이다.

전북을 예로 들어보면, 자광이라는 시행사는 전주 서부신시가지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를 개발하려 하는데, 지난해 말 기준 특수관계사들의 타지역 사업장 포함 1조원 정도 자금을 제2금융권 등에서 빌려 쓰고 있다. 이 회사들 자본금 50억원 정도는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의 보증으로, 지난 1년 금융경색에도 연리 10%를 훌쩍 넘는 이자와 수수료를 부담하며 버텨왔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2년 동안 원금 1조원에 대한 이자를 포함한 부대비용이 2천억원이 넘어 대출원금이 1조 2천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이번에 또 대출을 연장해주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세종시에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자광홀딩스는 지난해 6월 부안 새만금 콘도개발사업 부지에 대한 중도금과 잔금 240억원을 납부하지 못해 계약해지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전주시는 자광과 대한방직부지 용도변경 관련 사전협상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전주시가 사전협상을 완료해도 인허가에 몇 년간의 행정절차가 남아있다.

지금 상황에서 자광이 홍보하는 153층 타워. 전주 랜드마크를 믿는 이들이 있을까? 

오는 4월 총선거 이후 내내 국민과 전주시민들은 위태위태한 경제상황에 쪼들리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전주시는 허둥지둥할 게 뻔하다.

우리나라 대부분 기업들은 매년 12월말 회계결산이고, 이후 외부감사 등을 거쳐 3월말에서 4월초에 사업보고서가 공개되기 때문이다. 총선과 겹친다.

글/ 전주시민회 이문옥 사무국장
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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