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를 자유롭게 다니며 질병 감지하는 나노로봇" 세계 최초 개발

"체내를 자유롭게 다니며 질병 감지하는 나노로봇" 세계 최초 개발

IBS 연구팀, 엔진, 로터, 클러치 탑재한 나노로봇 개발

기사승인 2024-02-15 00:39:15
국내 연구진이 인체 내를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나노로봇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의학 연구단 천진우 단장 연구팀이 유전자 신호를 감지해 스스로 클러치를 작동하는 생체 나노로봇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클러치 나노로봇 크기를 나타낸 모식도. IBS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로봇은 200㎚ 극미세 영역에 엔진, 로터, 클러치 등 기계 장치를 탑재하고, 특정 질병인자를 감지하고 세포와 결합해 생체신호를 조절할 수 있다.

여기에 적용된 클러치는 기계의 엔진을 구동하는 핵심 요소로, 동력을 로터로 전달하거나 차단해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기계를 구동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클러치 나노로봇의 구조와 작동원리, 클러치는 엔진의 동력을 전달(go) 혹은 차단(stop)하는 로봇의 필수 요소로, 클러치 나노로봇은 (1)자성 엔진, (2)구형 로터, (3)DNA 클러치로 구성된다. 20개 염기서열로 이루어진 DNA 클러치는 무한대에 가까운(420) 정보를 코딩할 수 있다. IBS

앞서 세계 과학계는 자연상태의 박테리아가 편모 운동을 제어하기 위해 생체 클러치를 이용하는 것처럼 나노로봇에 클러치 기능을 부여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반면 연구팀은 화학적 합성법을 통해 다공성 구형 로터 안에 자성 엔진이 있는 독창적인 구조를 설계, 로터와 엔진을 각각 DNA로 코팅해 클러치 장치를 탑재한 나노로봇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클러치 나노로봇의 프로펠러의 방향 조절 영상. IBS

이를 통해 로터 표면 구멍으로 환경인자가 내부로 유입돼 특정 유전자 신호를 감지하면, 로터와 엔진에 코팅된 DNA 가닥이 서로 결합해 엔진의 힘을 로터로 전달하는 클러치 역할을 한다.

DNA 클러치가 작동하면 엔진에서 발생하는 pN(피코뉴턴) 힘이 로터로 전달, 나노로봇이 헬리콥터 프로펠러처럼 회전한다. 

프로펠러 방향 조절이 가능한 클러치 나노로봇.IBS

또 자성을 띈 엔진을 사용했기 때문에 인체 외부에서 자력을 이용해 무선으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고, 자기장의 방향에 따라 회전력 발생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도 있다.

이렇게 구동하는 나노로봇은 세포와 결합해 생체신호를 기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질병인자에 해당하는 특정 마이크로 RNA 유전자가 존재하는 경우 클러치 나노로봇이 이를 감지하고 스스로 작동해 세포 유전자 활성화를 유도한다.

질병 인자를 감지하여 작동하는 클러치 나노로봇, (상단)세포와 결합한 클러치 나노로봇의 전자현미경 사진. (하단)질병 인자가 존재하는 경우 클러치 나노로봇이 힘을 발생해 세포의 유전자 활성을 유도하는 모습(붉은색). IBS

DNA 클러치는 20개 염기서열로 이뤄져 1조 개로 무한대에 가까운 질병 인자를 감지하도록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
 
이는 무수히 많은 정보를 코딩해 기억 및 연산 기능을 가지는 나노로봇의 지능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 단장은 “정보의 프로그램화가 가능한 클러치가 구현되었다는 것은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로봇이 스스로 주변을 감지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머지않아 진단이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나노로봇이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2월 7일자에 게재됐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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