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카이스트 졸업생이 대통령에게 소리를 지르다 경호처 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퇴장당한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7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카르텔 운운하며 R&D 예산을 날려놓곤 염치없이 카이스트 졸업식을 찾은 것 자체가 기가 막히는데,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잡아들어 끌어내나”라며 “그야말로 공포정치의 극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폭력으로 군사정권을 옹위하던 ‘백골단’이 부활한 것 같다”라며 “바른말 하는 국민도 입틀막. 이것이 윤석열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가. 이러니 시중에 ‘윤두환의 부활이다’라는 말이 도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윤 대통령이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도중 졸업복을 입은 한 남성이 “R&D 예산 복원하십시오”라고 외쳤다. 대통령 경호원은 즉각 해당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았다. 졸업생이 제압되지 않자 경호원 여러 명이 붙어 곧장 그의 사지를 들고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이를 두고 야권은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6일 SNS를 통해 카이스트 졸업생이 대통령실 경호원들로부터 끌려 나가는 영상을 올리며 “대통령은 사과하라”고 짧게 적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입틀막 대통령’은 지금 당장 사과하라”면서 “국회는 긴급운영위원회를 소집해 대통령 경호처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독재정권에 항의하는 학생을 폭력으로 진압했다”며 “‘입틀막 정권’ 무도한 폭정을 일삼는 희대의 폭군의 행태를 더 이상 놔둘 수 없다”고 밝혔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 역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R&D 예산을 복원하라고 말한 카이스트 학생이 질질 끌려 나가 대한민국 과학기술인들이 공분했다”며 “오늘 대통령이 끌어내린 것은 한 명의 학생이 아니다. 과학기술의 미래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을 위한다며 왜 R&D 예산을 깎았나. 이제라도 그 질문에 답하라”면서 “입을 틀어막는다고 없어지지 않고, 끌어내릴수록 더 솟아오를 민심이다. 민심을 외면하면, 반드시 심판받는다”고 경고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