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반복되는 선거구획정 ‘지각’…늑장 방지책 ‘한 목소리’

매번 반복되는 선거구획정 ‘지각’…늑장 방지책 ‘한 목소리’

與野, 21일 데드라인 또 넘겨…선거일 1년 전 획정 되어야
29일 본회의 합의 결렬 시 최장 기간 갱신 오명
정치권, 자성·방지책 필요 공감대

기사승인 2024-02-22 18:25:26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박효상 기자

여야가 또다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시한 선거구 획정 ‘합의 기한’을 넘겼다. 정치권에서는 선거구획정 ‘만성 지각’을 방지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획정위는 재외선거인명부 작성일인 전날까지 합의안을 주문했지만 여야는 논의 속도를 내지 못했다. 여야가 선거구 획정위 원안의 쟁점 지역구를 놓고 대치하면서다. 

민주당은 선거구획정안대로라면 현재 의석수 기준으로 민주당 의석만 4석이 줄어든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서울 강남, 대구, 부산 중 최소 1석을 줄이자고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획정위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여야는 오는 29일 2월 임시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역대 최장 ‘지각’ 획정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 달 임시국회를 별도 소집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은 선거일 1년 전인 지난해 4월 10일이었다. 역대 선거구 획정일을 살펴보면 △17대 총선은 선거 37일 전 △18대 47일 전 △19대 44일 전 △20대 42일 전 △21대 39일 전이었다.

선거 때마다 선거구 획정 지연이 반복되며 국회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거구 획정 ‘만성 지각’을 방지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대가 모이고 있다. 

민주당은 합의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현재 21대 총선에 적용된 선거구를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선거구 획정 협상이 진행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현 제도대로 갈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그걸 막기 위해서 협상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재 유권자도, 출마자도 내 선거구가 어딘지 모르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승리해 다수당이 되면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권한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온전히 넘겨 총선 때마다 반복되는 선거구 혼란을 방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2월 임시국회 개회사에서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와 선거구 획정을 두고 4년마다 반복되는 파행은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여야 모두 질타했다. 그러면서 “선거구를 6개월 전까지 획정하지 못할 경우, 획정위가 제출한 획정안 그대로 확정하도록 법에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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