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의 코를 대신 파주거나, 대표가 차은우보다 잘생겼다고 하는, 비위 좋은 아첨꾼만 살아남는 정글이 돼버린 것이 이 대표의 민주당.”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울 도봉갑에서 민주당 현역인 인재근 의원이 불출마하고, 그 자리에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전략 공천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앞서 민주당은 도봉구에 연고가 없는 안 상근부대변인을 서울 도봉갑에 전략 공천한다고 밝혔다. YTN 아나운서 출신인 안 부대변인은 지난 대선 본선 때 민주당에 합류했고, 이 대표 측 인사로 분류돼 왔다. 공천 발표 직후 온라인에선 그가 지난해 한 유튜브 채널의 ‘외모 이상형 월드컵’에서 이재명 대표와 배우 차은우씨 중 한 명을 선택하라는 질문에 ‘이재명’이라고 답했던 것이 화제가 됐다.
한 위원장은 “취향은 존중한다. 그렇지만, 만약 국민의힘 후보 중 제가 차은우보다 (외모가) 낫다고 하는 분이 있다면 절대 공천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왜냐면 아주 높은 확률로 굉장한 거짓말쟁이거나 굉장한 아첨꾼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안 상근부대변인 발언을 아첨꾼으로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상근부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에서 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아무리 국민의힘이 상황이 급해도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이거나, 야당을 험담하는 것은 한 위원장이 하실 일이 아니다”라며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은 말싸움에 골몰하기보다 국민의 민생을 위해 조금 더 신경 써 달라”고 응수했다.
한편 한 위원장의 발언 이후 온라인 일각에선 2022년 8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제주 4·3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 앞에 선 장면도 재조명됐다. 영상에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재명 대표 코 주변에서 붙은 무언가를 떼는 것처럼 찍힌 모습이 담겼다. 다른 각도에서 찍힌 것을 보면 사실 박 위원이 이 대표의 코가 아닌 광대뼈 쪽에 붙은 무언가를 떼는 모습이지만, 일부 네티즌 사이에선 ‘코딱지를 파주고 최고위원에 선출됐다’는 등 비난이 나왔다.
민주당의 안 상근부대변인의 도봉구 전략 공천을 두고 정치권에선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 후보로 4월 총선을 준비하던 이동진 전 도봉구청장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후보들 간 어떤 경쟁력 조사도 없이, 도봉구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후보를 일방적으로 내리꽂는 전략공천 방식의 결정에 속수무책이었다”며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적인 공천 기준으로 삼겠다는 당의 공식적 언급은 허언에 불과했다”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