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2명 요청했는데 120명이라니” 건대병원 교수들 집단행동 조짐

[단독] “12명 요청했는데 120명이라니” 건대병원 교수들 집단행동 조짐

기사승인 2024-03-06 19:03:38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사진=임형택 기자

건국대병원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 겸직 해제, 외래진료 폐쇄 등 방식의 집단행동에 나설 전망이다. 의과대학 증원 신청 규모를 둘러싼 대학 측과 교수들 사이의 이견도 노출됐다. 

6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건국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7일 정오까지 집단행동 참여 방식을 묻는 투표를 실시한다. 구체적인 단체행동 방식으로는 사직서 제출, 외래 진료 폐쇄, 겸직 해제, 준법 투쟁 등이 거론된다. 

건국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소속 A 교수는 “대학병원은 현재 1~3분 동안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사람당 5~10분씩 진료를 봐서 대학병원의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기형적인지 확인하는 방안도 언급된다”며 “전공의를 보호하고, 의대 증원에 대한 진실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서도 “수련의와 전공의에 대한 협박과 처벌이 지속돼 그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수 없다면 교수직 수행의 의미와 명분이 없다”며 “제자들을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건국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보직교수 일동이 지난 2일 의대 증원 신청을 앞두고 총장 호소문을 냈다. 

특히 의대 정원 증원 신청 인원을 두고 학교와 교수 사이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확인됐다. 건국대학교가 의과대 정원을 현 정원의 3배에 달하는 120명 증원을 신청한 가운데 현직 교수들은 12명 증원을 요청했다.

쿠키뉴스가 확보한 건국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보직교수 일동 호소문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일 “총장님께 의대 정원 수요조사 보고 마감일에 앞서 충언을 드리려 글을 올린다”며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제안한 총 증원 규모 350명을 기준으로, 합의된 12명 이내의 증원을 신청해주길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보직교수들은 현재 우리 학교의 교육 환경에서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증원 규모는 약 10~2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40명만 증원이 된다고 해도 교육 환경의 대대적인 개혁 없이는 평가 인증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며 “60명 이상이 증원된다면 제2병원의 신축 등 혁명적 혁신이 없을 경우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전체회의에서 보직 교수들은 20명 이상 수용한다면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회의에 참석한 A 교수는 “당시 교수들은 10명 증원이 적정하다고 봤고, 많아야 20명이라고 말했다”며 “120명은 교수들이 가르칠 수 있는 정도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교육 시스템이 버틸 수 있는 범위의 적정 증원 인원이 어느 정도인지,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도 호소했다. 그는 “무조건 전공의, 의사 편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의학 교육의 질이 담보될 수 있는 적정 규모가 무엇인지 객관적 사실을 가지고 소통을 해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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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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