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알리’ 진출에…소비자는 “품질 불안이 문제”

식품업계 ‘알리’ 진출에…소비자는 “품질 불안이 문제”

CJ제일제당 등 국내 식품업체 ‘알리익스프레스’ 진출
소비자 식품 구매는 불안…중국 플랫폼 불신 분위기 영향
식품업계 “소비자에게 직배송하기 때문에 문제 없어”

기사승인 2024-03-14 14:00:12
알리익스프레스 K베뉴에 입점한 CJ제일제당 식품. 알리익스프레스

최근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이 국내 이커머스 업체 쿠팡을 떠나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 입점하는 등 국내 식품업계가 해외 유통 플랫폼 입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불안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신뢰도가 낮은 중국 플랫폼 특성상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늦장 환불 문제 등이 해소돼야 할 사항으로 거론된다.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소비자 피해 대응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CJ제일제당을 비롯, 농심, 오뚜기, 삼양, 동원F&B, 사조대림, 한국P&G, 롯데칠성음료 등이 입점하거나 입점 의사를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일 시장 점유율 1위인 즉석밥 햇반부터 비비고 만두·김치, 스팸, 사골곰탕 등을 알리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농심도 지난 1월 16일 브랜드 스토어를 열고 신라면, 짜파게티, 안성탕면 등 주요 라면 제품들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동원과 삼양 등 다른 식품 업체들도 각각 점유율이 높은 인기 상품을 알리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식품업체들의 행보는 당연한 선택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유통채널이 많고 혜택이 있다면 사업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1위 업체인 쿠팡의 경우 가장 저렴한 가격이 아니면 받아주지 않아 이익을 남기기 힘들기 때문에 다른 유통채널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알리에서는 판매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채널 확장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행보와 달리 해외 이커머스 입점 전 소비자 불안을 먼저 잠재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플랫폼 특성에 따른 늑장 환불, 품질 문제 등 신뢰도가 낮기 때문서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소비자연맹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리 관련 소비자 불만은 2022년 93건에서 2023년 465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1월에만 150여건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소비자의 목소리를 의식해 이날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보호 대책’을 발표하며 해외 이커머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외 이커머스에 익숙한 사용자들도 싼 가격에 물건 구할 수 있어 제품을 구매하고 있지만, 식품은 아직까지 구매하기 꺼려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를 5년 정도 사용한 김재한(32)씨는 “알리에서도 한국어 리뷰가 많은 제품 등을 잘 선택하면 괜찮은 제품을 구할 수 있고, 금액이 저렴해 예전부터 자주 이용했다”면서도 “아직까지 식품은 믿음이 가지 않아 알리에서 구매하기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우려에 대해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기 위해 논의할 것이고, 직접 유통을 하기 때문에 품질 문제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A식품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한 품질 관련 불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입점 업체들은 제품을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식품 품질 관련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B식품업계 관계자도 “환불 문의가 오면 당연히 알리와 함께 대응할 것”이라며 “다만 알리 직구와 달리 입점한 국내 식품업체들의 상품은 중계만 알리에서 하고 업체에서 소비자에게 직배송하기 때문에 경우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중국 플랫폼들은 기본적인 소비자 보호나 문제 처리 과정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안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며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다면 함께 고객센터 등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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