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4일 SNE 리서치의 ‘2024 전기자동차 시장 및 배터리 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약 1641만대 정도로 지난해 대비 16.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성장률인 33.5%에 비해 16.9%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은 수요 둔화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407만대의 판매량을 나타내며 33.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전기차 시장은 단기적인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되며 이를 고려한 완성차 업체의 생산 계획과 판매 전략이 조정됨에 따라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SNE 리서치는 전기차 성장세가 주춤하는 원인으로 대기 수요 감소, 충전 인프라 부족,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물 경기 위축을 지목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BYD 중심의 연이은 고성장으로 전기차 침투율이 30.0%를 돌파했다. 다만 올해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수요 둔화와 보조금 폐지로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전기차 판매량 성장세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오는 2025년부터 대폭 강화되는 탄소 규제에 맞춰 BEV(배터리 전기차)를 중심으로 2024년 하반기부터 유럽 시장의 전기차 성장세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지역은 성장세를 견인해 온 테슬라가 4680 배터리 수급 문제와 엔트리급 저가 차량의 출시 지연으로 타 OEM의 성장률 대비 평균치 이하로 부진하고 있다.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친환경 산업 대신 전통 산업 육성이 강화될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GM, 스텔란티스, 현대·기아 등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차 사업을 강화함에 따라 전기차 신모델 확대의 영향으로 타 지역 대비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아시아 및 기타 지역은 각 국가별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태국을 중심으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및 판매가 본격화되어 아세안 5국의 전기차 시장 패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도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완성차 업체에서 이러한 흐름을 고려해 생산 계획과 판매 전략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