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28년만에 ‘회장직’ 신설…주총 통과

유한양행, 28년만에 ‘회장직’ 신설…주총 통과

조욱제 대표 “성장 위해 필요한 직제”
일부 직원 반발하며 트럭 시위

기사승인 2024-03-15 17:19:10
유한양행은 15일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열린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부회장 직제를 신설한다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통과시켰다. 유한양행

유한양행이 28년만에 회장·부회장 직제를 신설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인재 영입도 강화한다.

유한양행은 15일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열린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95%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회사의 양적·질적 성장에 따라 향후 회사 규모에 맞는 직제 유연화가 필요하고, 외부 인재 영입 시 현재보다 높은 직급을 요구하는 경우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일한 회장의 진심에 어긋나지 않도록 잘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유한양행은 고(故) 유일한 박사가 지난 1926년 창립한 이후 지금까지 유 박사와 유 박사의 최측근인 연만희 고문만이 회장으로 활동했다. 연 회장이 1996년 회장에서 물러난 이후 회사는 회장, 부회장 없이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 왔다.

또한 1969년부터 전문 경영인 체제를 택해 이사회를 중심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진행했다. 이사회 구성원은 사외이사 수가 사내이사보다 많으며 감사위원회제도 등을 두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특정인이 회장직에 오르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날 본사 앞에서는 회장직 신설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벌어졌다.

유일한 박사의 손녀이자 하나뿐인 직계 후손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는 주주총회에 참석해 “회사와 할아버지의 정신을 관찰하고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말을 아꼈다. 

유한양행은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2023년 재무제표‧연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일부 변경의 건 등을 다뤘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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