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업황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석유화학업계가 올해 1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회복을 위한 업계 내 체질 개선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19일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종합 집계한 결과,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7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262억원) 대비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화학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은 2022년 2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3분기 2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잠시 흑자 전환했으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3013억원으로 다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총 영업손실은 3332억원으로 기록됐다.
LG화학은 이차전지(LG에너지솔루션)를 포함해도 올해 1분기 총 예상 영업이익이 2348억원으로, 전년 동기(7910억원) 대비 70.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 LG화학의 전체 영업이익을 107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는데, 이 중 석유화학 부문이 1분기 548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3분기까지 적자 폭을 줄여가다 4분기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호석유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수준인 650억원으로 전망됐으며, 지난해 1분기 27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한화솔루션은 올 1분기 영업손실 127억원으로 적자 전환이 전망됐다.
윤재성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지난 4년간 집중된 글로벌 에틸렌 증설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공급 부담이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누적된 공급 과잉과 유럽·미국의 경기 둔화 등은 시황의 추세적 상승과 실적 흑자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국내 석화업계는 미래 성장동력 분야 투자를 이어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존 설비 매각을 추진하는 등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중국 내 기초 석유화학 생산공장인 롯데케미칼자싱·롯데케미칼삼강 지분을 현지 협력사에 매각하고, 중국 허페이법인, 폴란드 판매법인(롯데케미칼폴란드), 계열사 케이피켐텍을 청산하는 등 기초소재 사업 중심으로 일부 법인을 정리했다.
또, 말레이시아 소재 대규모 생산기지인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LC)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곳은 지난해 6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 운영 효율화 및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앞서 1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몇 년을 해도 잘 되지 않는 사업은 타사에 부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LG화학 역시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지분 매각설과 함께 석유화학 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를 생산하는 전남 여수 SM공장 가동을 이달 말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금호석유화학은 중국 기업과 합작한 중국 산둥성 소재 일조금호금마화학유한공사 지분 50%를 올해 초 다른 중국 기업에 전량 매각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