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태양광기업 中 룽지, 공급 과잉에 5% 감원

세계 1위 태양광기업 中 룽지, 공급 과잉에 5% 감원

급증한 태양광 설비 용량, 과잉 생산에 수익성↓
중국 태양광 업계, 투자 축소·인원 감축 기조
해외 투자 지속 전망, “수요공급 균형에 시간 필요”

기사승인 2024-03-19 17:27:01
태양광 설비. 쿠키뉴스 자료사진

세계 최대 태양광기업인 중국의 룽지(隆基·Longi)그린에너지가 인원 감축에 돌입할 예정이다. 급속도로 늘어난 자국 내 태양광 설비 용량에 따른 공급 과잉이 수익성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19일 연합뉴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룽지는 전체 직원의 5%가량을 해고할 예정이다. 전체 직원 수가 약 8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약 4000명 규모다. 당초 감원 폭이 30%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측은 부정했다.

룽지 측은 “현재 태양광업계는 갈수록 복잡하고 경쟁적인 환경에 직면해 있다”면서 “시장 변화에 적응하고 조직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룽지를 비롯한 중국 태양광기업들은 정부 보조금 정책,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 등에 힘입어 몇 년간 급속도로 설비를 확장해 글로벌 태양광 제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2012년 4000여 명에 불과했던 룽지 직원 수는 10여 년 만에 1900% 늘어났다.

그러나 급성장에 따른 과잉 생산과 태양전지 가격 하락에 따라 기업들이 제조단가 이하의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일이 발생했다. 

중국의 시장조사기관 PV인포링크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모듈 가격은 2022년 1월 와트(W)당 0.27달러에서 지난 13일 0.11달러로 반토막 이상 감소했다.

중국 기업들이 적극 펼쳐온 저가 공세가 도리어 수익성 악화로 자신들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수익성 감소에 중국 태양광기업들은 예정됐던 투자를 취소하거나 보류한 데 이어 직원 감축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룽지는 지난해 11월 수습직원과 공장 근로자 등의 정리해고를 진행했으며, 다른 중국 태양광기업들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룽지의 감원은 대부분 중국 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여 태양광 생산의 탈(脫)중국화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몇 년 동안 자국 내 설비가 급증하면서 중국 태양광기업들은 자국 내 설비 확장을 자제함과 동시에 해외에 더 많은 투자를 단행해 왔다.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태양광 장비를 중국 현지에 의존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 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선 잠시 흔들린 태양광 수요공급 불균형이 올해 말부터 해소돼 내년부터 다시 마진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태양광 수요가 여전히 증가세인 데다 저가의 태양광 패널에 대한 수요 역시 시간차를 두고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한편,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와 함께 태양광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올해 5% 안팎의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을 노리고 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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