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정부에 목포대‧순천대 통합국립의과대학 신설을 신청했다. 이를 두고 전남 동‧서 지자체가 제 지역이 적지라며 유치를 주장하는 등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19일 오전 도청 서재필실에서 열린 실국장회의에서 정부에 목포대‧순천대 통합국립의과대학 신설을 18일 신청했다고 밝히고 “이번 정부 의대 증원계획에 통합국립의과대학 신설이 포함되도록 온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별로 단독 유치 의견 표명은 할 수 있겠지만 선을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건전한 의견은 낼 수 있지만, 그 의사 표명이 갈등구조로 비쳐져선 안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지사는 전날 오후 2시 기자실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 간담회를 열어 “빠른 시일 내에 양 대학과 협력해 전라남도 통합국립의과대학안을 만들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간담회에서 “세계적으로도 의과대학을 통합하는 추세이고 대통령도 각 도마다 의과대학 하나씩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시대 흐름에 맞게 통합의과대학이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며 “한 곳만 하겠다고 하면 지역 갈등이 심화될 것 같아 이것이 가장 나은 대안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 지자체는 의대 유치를 두고 각자가 적지라며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다음날인 지난 15일 노관규 순천시장은 성명을 내어 “전남 동부권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전남 생산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산업현장이 많아 외상센터 등 여러 분야의 의료시스템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순천시는 전남 동부권의 실질적 중심도시이며 순천대는 전남 유일의 글로컬30 대학으로 선정돼 전남지역 의대 신설은 당연히 순천대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18일과 19일 목포시와 무안군이 차례로 입장을 밝혔다. 통합의과대학 신설에 공감하지만 목포대 유치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김영록 지사의 통합의대 신설 추진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나, 정부에서 단일의대 방침을 정하게 되면 의료취약지인 전남 서부권인 목포대에 의과대학이 유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전남 서부권은 전국 유인도서의 약 42%가 밀집된 지역이고, 65세 이상 고령인구, 암질환자‧심장‧뇌혈관‧심혈관질환자‧응급환자 비율 등이 높은 의료 취약지다”면서 “열악한 의료 인프라와 인력 부족으로 ‘골든타임’을 확보하지 못해 최근 5년간 1400여 명의 환자가 전남대병원에 도착했으나 사망하고 있다”며 “목포지역에 의과대학 유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산 무안군수도 “큰 틀에서 전남도의 추진 방향에 동의하지만, 정부의 방침이 변경된다면 상대적 취약지역인 서남권(목포대)에 신설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며 “정부와 전남도에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 시대 구현과 균형발전을 위한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녹색정의당 목포시위원회도 19일 성명을 내고 “‘전남 국립 의대’는 준비된 목포대학교에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전남권 국립의대 설립 약속’에 염치도 없이 순천시장은 순천대 단독 유치를 주장하고, 전남도지사는 통합국립의과대학 건의를 강조하고 있다.”며 “주객이 전도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신설은 2007년 이명박,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2019년 교육부가 실시한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목포대 의대 설치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목포에는 의과대학과 부속병원이 자리 잡을 준비된 부지가 존재하고 있으며, 지난 30년간 목포를 비롯한 전남 서부권 주민들은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유치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전남 국립 의대’는 준비된 국립목포대학교에 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