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한국 라면의 수요가 증가하며 국내 라면 시장 대표주자인 농심은 수출 인프라 강화에 나선다.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는 22일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열린 6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올해 농심의 3대 중점과제로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 △신규 사업 육성 △수익구조 고도화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농심은) 자타공인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미국 시장에서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안정적으로 마련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그 외 중국, 일본, 호주, 베트남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도 유의미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 준비에 대해서는 “대외 환경에 흔들리지 않게 신규 사업을 육성하겠다”며 “농심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스타트업 투자, 전략적 제휴, M&A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이날 “현재는 수출이 좋아 유럽 지역에 판매법인을 설립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며 “평택(포승공장), 부산(녹산공장) 등 확보된 부지에 수출 라면 전용 공장을 세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9.0% 증가한 3조4106억원, 영업이익은 2121억원으로 89.1% 늘어났다. 모두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의 50% 이상은 해외사업으로 거뒀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신라면을 찾는 고객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라면 매출이 농심 유럽지역 라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신 회장은 농심의 미국 3공장 신설과 관련해서는 “현재 미국 내 부지 가격, 인건비 등 건설 비용이 올라 시간을 두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농심은 지난 2005년 미국에 공장을 설립해 서부와 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제품 수요가 급증하자 2022년 미국에 2공장을 지어 공급량을 늘렸다.
밀가루 가격 안정에 따른 라면값 인하 여부에 대해서 신 회장은 “밀가루 한 품목만으로 라면 가격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검토는 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여러 환경이 불안한 상황에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올해 라면 가격을 인상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 회장은 농심그룹 메가마트 계열 분리에 대해서는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신동원 농심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여인홍·김지연 사외이사 선임, 여인홍·김지연 사외이사 후보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변동걸 사외이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안 등도 원안대로 의결됐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