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주총 대거 방문한 재일교포…“많이 오신건 오랜만”

신한 주총 대거 방문한 재일교포…“많이 오신건 오랜만”

신한금융 23기 정기주주총회
재일교포 300여명 참석…전날부터 인근 호텔 숙박
진옥동 “생존에 대한 위기의식 절실”
ELS 배상 적극 대응 입장도

기사승인 2024-03-26 14:27:27
26일 오전 10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 직원들이 나와있다. 사진=정진용 기자

“이렇게 주주들이 많이 오신건 오랜만입니다”


신한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 재일교포 주주가 대거 참석해 영향력을 과시했다. 소규모로만 참석하다 300여명이 직접 주총장에 나타난 것은 3년 만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주총에서 주주가치를 높이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홍콩H지수(중국항셍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적극 대응 입장도 밝혔다. 

26일 오전 10시 열리는 신한금융 주총을 앞두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로비는 이른 시간부터 붐볐다.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신분증을 들고 주주들이 속속 도착했다. 신한금융 직원들은 그룹 경영 슬로건 ‘고객중심 一流(일류)신한!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이 쓰인 대형 판넬 앞에 모여 신분증 확인을 하는 등 주총 진행을 도왔다.

신한은행 본점 곳곳에는 재일교포 주주를 배려해 한자로만 적힌 주총 안내 플랜카드들이 놓였다. 신한금융 측은 일본 주재 경험 있는 직원들을 로비에 세워 의전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주총회장인 20층 대강당은 9시쯤부터 일찍이 자리가 채워졌다. 15층에 추가로 자리가 마련됐다.

오전 9시30분이 되자 주주를 태운 관광버스가 줄줄이 도착했다. 신한금융 재일교포 주주 300여 명은 전날부터 가족들과 함께 2박 3일 또는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명동 롯데호텔, 로얄호텔에 나눠서 묵고 있다. 도착한 버스 문이 열리자 신한금융 직원들이 우산을 들고 뛰쳐나가 주주에 우산을 씌워주는 등 극진히 의전했다.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앞에 롯데호텔 버스가 도착해 주주들이 내리자 신한금융 직원이 우산을 씌워주고 있다. 사진=정진용 기자

이처럼 재일교포 주주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축소 운영됐던 주총이 3년 만에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연령대가 높은 편인 이들이 그동안 방문을 꺼리다가, 완전히 코로나19가 종식됐다는 판단에 다시 발걸음 했다는 게 신한금융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주총장에 온 주주 대부분은 60대 이상으로 고연령층이 대부분이었다. 백발이 성성한 한 주주가 휠체어를 탄 채 주총장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신한금융 내 재일교포 주주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신한금융지주 모태인 신한은행은 340여명의 재일교포 출자금으로 설립됐다. 신한금융 최대주주는 국민연금(7.47%)이지만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분은 15%~18%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금융권 내 ‘일본통’인 진 회장은 전날 재일교포 주주들과 회동하기도 했다.

이날 신한금융은 기말 주당배당금 525원(연간배당금 2100원)을 결의했다.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전년대비 6%p 상승한 36%다. 사외이사 8명의 선임 안건도 원안대로 의결됐다. 진 회장은 “변화를 가늠할 수 없는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생존에 대한 위기의식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며 “올해 지속가능한 성장이란 명제 앞에 어느 때보다 절실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조36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6.4% 감소한 수치다. 4조6319억원의 실적을 올린 KB금융이 리딩금융을 다시 탈환했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신한금융은 “사회적 책임 요구와 홍콩 ELS 고객 손실 등 당면한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오는 2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홍콩H지수 ELS 판매잔액은 2조3700억원으로, KB국민은행(9조1972억원) 다음으로 크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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