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셀트리온’ 첫 주총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 3조5000억원에 도전한다. 관심이 쏠렸던 올해 이사 보수 한도 증액은 상정한 200억원보다 60억원 감액된 120억원으로 확정했다.
셀트리온은 26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제3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가 주도하는 첫 주총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최근 미국에 출시한 피하주사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 미국 제품명 짐펜트라)의 세일즈를 위해 미국에 체류 중인 서 회장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이날 상정한 안건은 △제33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의 건 등 8개다.
이 중 특히 관심을 모은 안건은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다. 셀트리온은 작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하면서 양사 이사회가 통합 재구성됐다. 2023년 기준 양사 합산 이사 보수 실적은 112억원으로, 단독 이사 보수였던 90억원을 상회함에 따라 이사 보수한도의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셀트리온은 코스피 시총 10개사 기업인당 평균 보수 수준을 고려해 이사 보수 최고 한도액을 기존 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주주연대와 국민연금공단의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 21일 연금공단은 셀트리온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금공단은 셀트리온 지분 5.2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날 오윤석 셀트리온주주연대 대표는 “삼성과 SK, LG 등 대기업은 경영진 성과에 따른 보수지급 제도를 운영 중이며, 올해 이사 보수한도 금액을 낮추고 있다”면서 “셀트리온은 이번 합병 성공으로 주주들이 주가 상승을 기대했으나, 주가가 반응하고 있지 않아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금공단과 주주연대의 반대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사 보수한도를 2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주주연대의 요청에 따라 올해 이사 보수한도를 120억원 이하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진석 대표는 “셀트리온은 ‘책임 경영’을 중요시 여기고 있다”며 “현재 주주들이 요구하는 3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120억원 내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 등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회사를 조금 더 믿어 달라”면서 “지속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향후 동력인 신약 개발 등에 대해서도 발표가 준비되면 적극적으로 학술대회를 다니면서 가치를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정진 회장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 세일즈를 위해) 미국에 온 지 한 달 반 정도가 지났는데, 상반기 내로 현지 2800여개 IBD(염증성 장질환) 처방 의료기관 7500명의 의료진을 직접 만나겠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