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다가올수록 거친 정치권 발언들, 국민 ‘피로감’ [2024 총선 말말말]

총선 다가올수록 거친 정치권 발언들, 국민 ‘피로감’ [2024 총선 말말말]

이재명, 정권 비판하며 ‘의붓아버지’·‘강원서도’ 비하 논란
한동훈, 말조심 당부해놓고 “개같이 정치”…스스로 원칙 깨
‘지역 비하’ 논란 발언 등 주목
공식 선거 개시와 함께 ‘홍보 문자’ 불편감 호소도

기사승인 2024-03-29 06:00:02

‘말에도 뼈가 있다’라는 격언처럼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는 단순히 그 의미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점에 나온 정치인의 말 한마디는 선거 판세에 득이 되기도 실이 되기도 한다. SNS 등 미디어의 확산으로 그 범위는 끝없이 넓어지고 있는데 그 말에 집중하면 정치 판세를 읽을 수 있다. 총선을 앞두고 나오는 정치인들의 말들을 여과 없이 소개한다.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편집자 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총선이 가까워지며 더욱 거칠어진 정치인들의 발언과 갖은 논란으로 유권자들은 상당한 정치적 피로감을 호소 중이다. 

당내 경선을 전후해 쏟아지던 정치권발 문자 폭탄도 잠시 멈췄다가 선거 개시와 함께 다시 등장하면서 불만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총선이 격화되면서 정치인들의 발언은 더욱 세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권을 겨냥해 한창 더 거칠 발언을 뱉어내고 있다. 조국혁신당의 예상외 활약을 의식한 탓인지 불과 한 달 전과는 차원이 다른 높은 수위의 발언을 잇고 있다. 

발언 수위가 높아진 만큼 실언도 늘고 있다.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의붓아버지’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국민의힘 경기 북부 분도 공약을 비판하면서 ‘강원서도’라고 말해 강원을 폄훼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총선에서 ‘말조심’할 것을 특별 당부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스스로 원칙을 깼다.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세 도중 한 비대위원장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간 민주당과 차별성을 두겠다면서 말조심 기조를 유지하던 한 위원장이지만,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다.

한 위원장은 전날 선대위에서 “15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몸이 뜨거워지고 말실수하기 쉽다. 더 절제하고 국민 눈높이 맞는 언행을 하는 게 맞다”며 “하루 하나씩 망언을 반복하는 이재명 대표를 반면교사 삼아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총선 후보들의 과거 논란 발언, 선거법 위반 등도 총선 국면에 조명되고 있다. 

안산갑에 출마한 양문석 민주당 후보는 최근 논란을 빚은 ‘노무현 폐기물’ 발언 이외에도 출마지역을 비하하는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수의 언론은 최근 양 후보가 출마지인 안산에 대해 “참 동네가 지저분하고 장난질 잘하는 동네인 것으로 잘 알고 있다”고 발언한 사실을 보도했다. 

또 연고 없이 도봉갑 지역구 공천을 받아 구설에 오른 안귀령 민주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인 지난 6일 선거법이 허용하지 않은 마이크를 지역 내 행사장에서 사용해 선관위로부터 엄중 조치를 받았다. 아울러 출마하는 지역구 내 동네 위치도 모른다는 세간의 비판도 받고 있다. 

한편 잠시 멈췄던 총선 홍보 문자도 재개돼 시민들의 불편을 자아내고 있다. 용인에 거주하는 한 유권자는 “난 화성에 연고도 없는데 화성에 출마하는 후보가 선거 홍보 문자를 보내더라. 경선을 치른다고 한동안 문자 폭탄에 시달렸는데 또 시작된 것 같아 짜증이 난다”며 “내 번호는 어디서 알았는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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