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의·정 갈등’과 ‘부동산 리스크’가 판세 지각 변동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여야는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해 연일 빠른 리스크 진압에 나서는 중이다.
국민의힘, 尹 ‘의료 개혁’ 대국민 담화에 빠른 입장 바꾸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담화에서 의대 입학 정원을 5년간 매년 2000명씩 증원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의료계가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증원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 공백에 대한 해법 없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고 하자 정치권과 여론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즉각적으로 상황 진압에 나섰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담화 직후 “정부는 2000명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의대 증원 규모를 포함해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 있는 법”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내 반응도 하루 만에 달라졌다.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오히려 정부 책임론을 부각시켜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오전 충남 온양온천역을 찾아 지원 유세를 하며 “대한민국의 운명을 건 전선에서 우리끼리 핑계 대지 말자”며 “부족한 게 있다면 다 제 책임이다. 여러분, 이럴 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말했다. 전날 부산 해운대 유세 현장에서 “윤 정부가 국민 눈높이에 부족한 것이 있을 것”이라며 “그 책임이 저한테 있지는 않지 않나”라고 선을 그은 것과는 대비된다.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후보도 하루 만에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다. 함 후보는 전날 윤 대통령 대국민담화 직후 “더는 윤 대통령에게 기대할 게 없다”며 탈당 요구를 했다. 그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금 성급하게 내질렀다”며 “윤 대통령이 사회적 타협기구를 통해 의대 정원 문제를 의논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 그걸 믿고 해보자는 게 오늘 아침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부동산 리스크’에 개인 책임 강조하며 무대응 일관
민주당은 부동산 관련 이슈가 최대 리스크가 될 전망이다. 앞서 양문석 경기 안산시갑 후보는 서울 잠원동 소재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신분이던 딸 명의로 대출을 받아 ‘편법 대출’ 논란이 일었다. 공영운 경기 화성시을 후보도 서울 성수동 소재 다가구주택을 아들에게 증여하며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후보 개인에게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김민석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를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공천이 확정돼 선거를 진행하는 중에는 후보가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1차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후보들은 자신의 논란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나섰다. 공 후보는 같은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증여 관련 규정을 다 맞추고 세금도 전부 납부했지만 그와 별도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점이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며 “공직에 나온 입장에서 앞으로 더 높은 기준, 그리고 겸손한 자세로 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양 후보도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제기된 이자 절감을 위한 편법대출과 관련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과 안산시민께 걱정을 끼친 점, 다시 한번 더 사죄드린다”며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아파트를 처분해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긴급히 갚겠다”고 밝혔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