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떠나는 의대 교수들…토요일 진료 멈추는 곳도

속속 떠나는 의대 교수들…토요일 진료 멈추는 곳도

기사승인 2024-04-05 17:24:01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 사진=곽경근 대기자

사직서를 제출한 의과대학 교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토요일 진료 중단, 주 52시간 근무 등 진료 차질도 빚어질 전망이다. 

계명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가르치고 함께 일할 학생과 전공의가 떠난 빈자리 위에 교수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이제 교수로서의 발걸음을 멈추고자 한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앞서 비대위가 전체 교수 253명 대상으로 사직서 제출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180명 가운데 156명(87%)이 사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비대위는 “대통령과 정부는 아집을 거두고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에 대한 겁박을 멈춰야 한다”며 “한국 의료가 완전히 멈추기 전에 책임감을 가지고 사태 해결을 위한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교수들의 체력적 한계 등에 따라 오는 13일부터는 토요일 진료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또 주 52시간 근무, 24시간 근무 후 휴식을 시행하기로 했다. 그동안 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동산병원은 토요일 오전 진료를 해왔다. 

아주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5일 소속 교수 100여명으로부터 제출받은 사직서를 모아 의대 학장에게 전달했다. 다만 제출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만큼 사의를 밝힌 교수 대부분은 당분간 진료를 이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교수들 대부분은 지난달 25일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표명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19개 대학이 참여한 성명을 내고 “오늘(25일)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뒤 교수직을 던지고 수련병원과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길어지는 의료공백에 대응해 비상진료대책을 마련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현장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해 정부 담당자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부는 전날부터 진료협력병원 총 168곳 가운데 47곳을 ‘암 진료 협력병원’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암 진료 협력병원은 전문의 보유 여부 등을 고려한 평가 등급이 1∼2등급인 병원을 중심으로 지정했다. 향후 암 진료 협력병원을 70개소 이상으로 확대하고, 상급종합병원에 공유하는 진료협력병원의 진료 역량 정보에 혈액암, 고형암 등 암 분야를 특화함으로써 협력진료에 활용할 예정이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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