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총선 이후 분수령…의료계 ‘한목소리’ 낸다

의정갈등, 총선 이후 분수령…의료계 ‘한목소리’ 낸다

기사승인 2024-04-07 22:25:31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사진=곽경근 대기자

오는 10일 총선 이후 의정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사분오열하던 대한의사협회,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 등 의료계가 총선 이후 한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등과 함께 총선 이후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과 관련된 ‘합동 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7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각자 목소리를 내고 있던 조직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한곳에 모여서 목소리를 내려 한다”며 “합동 기자회견을 할 것이다. 아마 총선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의료계 내부에서는 구심점이 없어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최근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면담을 두고 내부 분열 조짐이 일기도 했다. 전공의 내부에서는 대통령 독대를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회의 내용도 공식적으로 공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 위원장 탄핵에 동의해달라는 성명서가 돌기도 했다.

이에 정진행 서울대 의대 비대위 자문위원(전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교수들이 단합해서 우리 학생, 전공의를 지켜내자”면서 “전의교협이나 비대위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교수들 조직만이라도 단일대오로 뭉쳐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의료계가 합동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정부가 요구한 단일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정부는 그간 의료계에 단일안을 내놓으면 의대 증원 규모인 ‘2000명’을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에 총선 이후 의정갈등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특히 의협 비대위가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면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은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한다. 만남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이라고 말씀 드린다”고 했다.

의료계는 정부가 먼저 의대 증원 절차를 멈춰 진정성을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의료계의 통일된 안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저희는 초지일관으로 ‘증원 규모 재논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2000명 증원과 관련해 교육부의 프로세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정부가 조금만 양보하면 해결될 문제를 거의 두 달 가까이 끌고 있다는 점에서 이 사태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한정된 인력으로 끌 수 있는 시간도 거의 바닥나고 있다.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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