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의 인공지능(AI)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후발주자였던 LG유플러스도 ‘챗 에이전트’를 출시, AI 시장 참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LG유플러스는 8일 자체 AI 기술인 ‘익시(ixi)’ 기반의 플랫폼 챗 에이전트를 출시, AI 비서 시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모바일과 IPTV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챗 에이전트는 AI 비서로서 단순한 챗봇보다 한 단계 진화했다. 새로운 질문이나 명령을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해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업무가 가능하다. 기존 정해진 패턴과 시나리오에 의존해 답하던 챗봇과 달리 고객의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로밍요금제 알려줘”라고 문의하면 방문 예정 국가와 기간, 과거 사용 내용 등의 정보를 토대로 “OO 고객님, 일본 4일 여행 시에는 A요금제를 추천드려요. 가장 인기가 좋은 요금제는 B 요금제지만, OO님은 주로 비즈니스 출장이 많아 데이터가 넉넉한 A 요금제가 좋을 것 같아요”라는 답을 제공한다.
지난달부터 △U+상담 에이전트 △ 장애상담 에이전트 △유독 AI 상품추천 에이전트 △U+비즈마켓 솔루션 안내 에이전트 등으로 우선 출시됐다. 하반기에는 너겟 요금제 상담과 SOHO(소상공인) 기업 고객 상담을 위한 챗 에이전트도 출시된다.
성준현 LG유플러스 AI·데이터프로덕트 담당(상무)은 이날 챗 에이전트 설명회에서 “AI 비서가 모든 사업과 업무에 적용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챗 에이전트는 중복 개발 없이 빠르게 신규 챗 기능 제공이 가능하다. 간단한 업무는 자연어처리를, 복잡한 질문은 거대언어모델(LLM) 처리를 가능토록 해 비용 역시 효율적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챗 에이전트 도입 후 자사 서비스에서 상담원에 연결되지 않고 고객이 자체 처리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언급도 있었다. 김민규 LG유플러스 AI·데이터프로덕트 사업팀장은 “상세한 비율을 공유하기는 어렵지만 목표 대비 많은 부분을 초과 달성했다”고 이야기했다.
향후 B2B(기업간거래) 사업으로 확장도 준비 중이다. 성 전무는 “재작년부터 기업 부문과 AI컨택센터(AICC)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고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채팅을 통한 응대를 원하는 이들도 있다”며 “챗에이전트 수요가 있는 고객을 만나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AI 비서 시장 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통신3사의 ‘AI 삼국지’도 궤도에 올랐다. 경쟁사인 SKT와 KT는 일찌감치 AI 사업에 뛰어들어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SKT는 올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AI인프라·AIX·AI 서비스 등을 통해 AI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AI 서비스 영역에서는 AI 개인비서 앱 에이닷(A.)을 고도화하는 것을 추진한다. 실제로 SKT 가입자들은 에이닷을 통해 AI 통화 요약과 통역콜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에이닷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10월 100만명을 넘어섰다. 아이폰 실시간 통화와 번역이 추가된 지난 1월에는 144만명을 기록했다.
초거대 AI ‘믿음’을 지난해 출시한 KT는 AICT(AI+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 관련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AICC 사업 등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음성인식과 음성합성, 텍스트 분석, 대화엔진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센터 전체 업무를 최적화한다.
지난 2022년 1월에는 AICC 솔루션에 클라우드 역량을 결합한 서비스형 상품 ‘에이센 클라우드’를 출시했다. 실시간 대화록과 상담 어시스턴트, 보이스봇·챗봇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서비스다. KT는 향후 거대 AI 모델을 에이센 클라우드에 적용, 고객의 의도와 맥락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감성까지 분석해 응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AI 시장의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다양한 사업자 참여로 파이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AI 시장이 커지고 실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 AI 비서 시장이 커지는 것도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라며 “AI는 학습이 많이 필요하기에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사용자를 최대한 넓혀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