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순간 탄성이 터져 나오는 생초면 꽃잔디는 눈이 부실 정도로 화사해 처음 보는 이들은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연발한다.
특히 단일 크기로는 국내 최대인 3만㎡ 규모의 언덕과 둑길을 뒤덮은 진분홍의 꽃잔디는 마치 융단을 펼쳐놓은 듯하다.
부드럽고 따뜻해 보이는 꽃잔디 위를 걸을 순 없지만 주변에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마치 꽃잔디 카펫 위를 거니는 착각에 빠진다.
또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향답게 꽃잔디 일부는 축구공 모양으로 꾸며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원을 찾은 이들은 저마다 축구공 모양 꽃잔디 앞과 액자 모양으로 꾸며진 포토존에서 인증샷 찍기에 여념이 없다.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꽃잔디에 머물렀던 눈길이 생초면을 감싸 안고 흐르는 경호강으로 향한다.
햇살이 부서져 반짝이는 강물과 진분홍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잔디까지 눈길 닿는 곳곳이 싱그러운 생초면으로 꽃구경 떠나보자.
◇제5회 산청 생초국제조각공원 꽃잔디 축제
산청군은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생초면 어서리 생초국제조각공원 일원에서 ‘제5회 산청 생초국제조각공원 꽃잔디 축제’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생초국제조각공원은 ‘산청국제현대조각심포지엄’에 참여한 국내ㆍ외 유명 조각가의 현대조각품 20여 점과 가야시대 고분군이 어우러진 특색 있는 문화예술 공원이다.
올해 5000㎡ 확장한 3만㎡ 규모의 공원 터에는 화려한 꽃잔디가 만개, 분홍색 카펫이 깔린 야외미술관에 서 있는 듯한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축제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둑길과 도로변에 더 많은 꽃잔디와 꽃을 심어 생초면 전체를 ‘꽃천지’로 꾸몄다.
특히 확장한 공원 부지를 물고기와 약탕기 모양으로 꾸며 축구와 민물고기의 고장 생초면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번 축제는 전시 및 체험행사를 비롯해 공연행사, 농특산물 판매장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상춘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체험행사로 산청군 목조각장 전수관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 목아 박찬수 목조각품 전시와 함께 주말을 활용 꽃받침 만들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 색소폰 동호회 및 통기타 동호회의 공연 행사가 열려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킬 정이다.
이와 함께 산청박물관에서는 ‘선사시대 유물 및 산청의 역사문화’ 전시가 열리며 꽃잔디 작은 운동회 체험행사를 통해 아이들과 어른들의 어울림 한마당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농특산물 판매장터를 운영해 산청의 우수 농특산물을 소개하고 시식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민물고기의 고장…늘비 물고기 마을
생초면은 예부터 ‘민물고기의 고장’으로 불려진다. 이는 그만큼 물고기가 많은 마을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축제가 열리는 생초국제조각공원 일원에는 쏘가리 매운탕, 피리조림을 비롯해 꺽지, 붕어, 미꾸라지를 주재료로 하는 민물고기 전문식당이 즐비하다.
이에 이 일대를 ‘늘비 물고기마을’로 부르는데 늘비는 ‘여기저기 많이 늘어서 있거나 놓여 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늘비 물고기 마을은 경호강의 발원지로 어족자원이 풍부해 민물고기 식당이 유명하다.
◇고대 가야시대 역사 간직한 생초 고분군
생초국제조각공원 상부에는 고대 삼국시대 가야문화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생초 고분군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974년 경상남도 기념물 제7호로 지정된 ‘산청 생초 고분군’은 구릉 정상부에 20여 기의 고총고분, 구릉 사면에 수백여 기의 석곽묘가 분포하고 있다.
지난 2002년과 2004년 유물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단경호와 장경호를 비롯한 각종 그릇과 항아리, 마구, 대도와 소도, 단봉문환두대도와 철모, 청동제 마령 등 수많은 유물이 출토됐다.
왜계의 청동거울 1점과 함께 여러 점의 왜계토기가 출토돼 당시 가야와 왜의 교류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되고 있다.
산청군 관계자는 “생초면을 찾으면 꽃잔디와 경호강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 속에 담긴 역사적 의미가 더해져 감동이 배가 된다”며 “작은 시골마을에서 받은 큰 선물을 가슴에 안고 공원 밖으로 발을 옮기면 생초면이 자랑하는 피리튀김과 어탕국수, 지역에서 만들어진 막걸리로 허기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슴을 채우고 배도 채울 수 있는 생초면에서 봄 향기 가득한 힐링여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산청=최일생 기자 k755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