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점포·ATM기 감소…고령층‧농어촌 금융 접근성 문제

은행점포·ATM기 감소…고령층‧농어촌 금융 접근성 문제

사라지는 은행 점포·ATM기
금융환경 변화, 비용 절감 추진 영향
탄력점포·편의점 협약…대체 방안 강구
“금융특화 편의점, 지속 확대 계획”

기사승인 2024-04-17 06:00:27
쿠키뉴스 자료사진

은행 지점과 자동화기기(ATM기)가 사라지고 있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 등 금융환경 변화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어촌이나 중소도시 거주자,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 접근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 국내 영업점포는 2826개로 집계됐다. 1년 전 2883개에서 57개(1.9%)가 감소했다. 4대 시중은행 영업점포는 2020년 3303개에서 2021년 3079개, 2022년 2883개로 감소세다. 

영업지점, ATM기 지속 감소

최근 3년간 영업점 가장 감소폭이 큰 은행은 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970개에서 795개로 18%가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860개에서 722개로(16%↓), 우리은행은 821개에서 711개로(13%↓), 하나은행은 652개에서 598개로(8%↓) 줄었다. 

ATM기 역시 줄고 있다. 최근 3년간 시중은행의 ATM기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2262개가 줄었다. 이중 국민은행이 850개(38%)로 가장 많이 줄었다. 하나은행 37개(6%), 신한은행 676개(30%), 우리은행 601개(26%)순이었다.

은행권은 영업 점포와 ATM기 감소는 비대면 거래 활성화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비용 절감과 관리 효율화 차원도 있다. ATM기에 들어가는 유지관리 비용만 연간 2000만원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비자들도 공과금 납부나 현금이 필요할 때만 ATM기를 이용하고 그 외에는 거의 쓰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편의 위한 탄력점포…막상 6시까지 여는 곳 적어

소비자 편의 증대를 위해 은행들은 대신 탄력점포를 운영 중이다. 탄력점포는 금융소외계층이나 직장인·외국인노동자 등 기존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4시)에 은행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저녁 시간이나 휴일에 운영하는 점포를 말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탄력점포 총 1025개가 운영 중이다. 유형별로는 △관공서 소재 점포 460개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 33개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 132개 △환전센터 11개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389개다. 

4대 은행 탄력점포 숫자를 살펴보면 △국민은행 93개 △신한은행 88개 △우리은행 27개 △하나은행 23개 순이다. 이 중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점포를 추리면 숫자는 큰 폭으로 감소한다. 국민은행 83개, 신한은행 77개, 우리은행 19개에 이어 하나은행은 3개(논산지원, 대전법원, 서산지원)에 불과하다.

편의점-ATM 서비스 협약 맺은 국민·신한·우리

또한 국민·신한·우리은행은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협약을 맺어 고객이 편의점 본사에서 설치한 ATM을 수수료 없이 이용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는 전국 어디에서나 가까운 편의점을 찾아 출금 등 간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만 수수료가 부과되는 방식(금융특화 편의점)을 택하고 있다. 금융특화 편의점은 하나은행과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함께 내놓은 유통과 금융을 결합한 플랫폼이다. 금융특화 편의점은 지난해 6월 경기도 양주시에 연 4호점(‘CU옥정노블랜드점’)을 마지막으로 더 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과 CU가 “금융 사각지대에 위치한 이용자의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당초 밝힌 기대효과에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3조4766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리딩뱅크’ 자리를 2년 연속 지키고 있다. 편의점 업무 협약이나 탄력점포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전국에 지점을 두고 영업하는 다른 4대 은행과는 달리 하나은행은 수도권과 충청권에, 소비자금융보다는 기업금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점을 그 배경으로 본다.

신철원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책팀 팀장은 “은행 지점과 ATM기가 사라지며 중소도시, 농어촌 금융소비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다른 시중은행은 편의점 ATM기 서비스 협약을 맺고 있는데 여기에 하나은행만 빠져있다. 이자를 감면해주고 환급해주는 일만 상생금융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경험하는 서비스적 불만을 개선하는 것 또한 상생금융”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 등을 위한 탄력점포로 일요영업점 16곳을 운영 중이다. 그 외 9시부터 6까지 여는 형태를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탄력점포를 유관부서와 검토 중”이라며 “금융특화 편의점의 경우, 향후 지역 및 수요 등을 고려해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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