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미반환’ 1분기 1조4000억…전년 대비 80%↑

‘전세보증금 미반환’ 1분기 1조4000억…전년 대비 80%↑

기사승인 2024-04-17 10:18:24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조유정 기자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내어주지 않아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보증사고는 연간 4조3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사고액이 전년 동기 대비 80%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4354억원, 사고 건수는 6593건이다. 월별로 보면 1월 2927억원, 2월 6489억원, 3월 4938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 보증사고 규모는 지난해 1분기 7973억원보다 80.0%(6천381억원↑) 늘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전세보증 사고액은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사고액은 4조3347억원, 사고 건수는 1만9350건이었다. 세입자 2만명가량이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지 못해 HUG에 대신 돌려달라고 청구한 셈이다.

지난해 HUG는 전세금 반환 요청을 받고 세입자에게 3조5540억원을 대위변제했는데, 올해 1분기 대위변제액은 8842억원, 대위변제 건수는 4020건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위변제액인 5865억원보다 50.8%(2977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집값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가 본격화한 2022년 4분기 이전 체결된 임대차 계약 만기가 다가오며 역전세 등으로 인해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세 보증사고가 이어지면서 보증보험을 취급하는 공기업인 HUG의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 HUG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2022년 4087억원 순손실을 본 데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93년 HUG 설립 이후 최대 적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임대인 반환보증보험 가입 의무화를 주장했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의 반환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라며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건 임대인인데 임차인이 돈을 들여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게 현실”이라 꼬집었다. 이어 “계약 전 최소 보증금 미반환 위험 등을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고 누가 계약해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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