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실적 저조한 은행권…올해도 ‘아픈 손가락’ 되나

캄보디아 실적 저조한 은행권…올해도 ‘아픈 손가락’ 되나

4대 시중은행 캄보디아 법인 순이익 전년比 50% 이상 감소
코로나19 이후 고금리 변동성 증가…‘고정금리형 대출’ 선호로 이자마진↓
현지 경제 회복세 이어져…“영업환경 개선되면 실적 회복될 것”

기사승인 2024-04-18 14:00:02
캄보디아 프놈펜 KB프라삭은행 전경.   KB국민은행 제공

신남방정책으로 동남아시아 각국에 진출한 국내 시중은행들이 유독 캄보디아에서만큼은 제대로 된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늦은 경기 회복 속에 연체율이 오르는 등 악재로 인해 시중은행 해외법인들이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전년 (4291억원)대비 80% 이상 증가해 약 799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동유럽·인도 등 신규 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의 실적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각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동남아시아 비중이 50~60%에 달한다. 

개별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전체 해외법인 중 동남아시아 3개국 법인(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의 비중이 51.7%에 달했다. 우리은행도 같은기간 동남아시아 5개국(인도네시아·미얀마·필리핀·베트남·캄보디아) 법인의 비중이 64.6%다.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PT Bank KEB Hana의 지난해 순이익이 약 381억원으로 전체 해외법인 실적의 34%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민은행도 동남아 지역 손실 규모가 전년대비 크게 줄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이는 지난 문재인 정부 시기 중점 전략인 ‘신남방 정책’으로 인해 진출한 동남아시아 법인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프놈펜 우리은행 전경.   우리은행 제공

4대 은행이 동남아시아 지역 전체에서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독 캄보디아에서 만큼은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기준 캄보디아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은행은 국민은행이다. KB프라삭은행은 지난해 영업수익 1조55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프라삭MFI와 KB캄보디아은행을 통합 후 처음으로 공개된 실적으로, 국민은행의 동남아 법인 중 가장 높은 실적이다. 다만 지난해 순이익은 1157억원으로 2022년(통합 전) 프라삭MFI와 KB캄보디아은행 순이익 합계인 2475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감소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캄보디아 법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한은행 캄보디아법인은 2022년에는 236억원의 순익을 올렸는데, 지난해에는 93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캄보디아우리은행도 마찬가지로 전년대비 57.9% 줄어든 약 252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머물렀다. 하나은행의 캄보디아 자회사(PT Bank KEB Hana)는 지난해 381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35억원 감소했다.

이같은 캄보디아 법인에서의 실적 감소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로 인한 회복이 타 국가대비 늦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캄보디아의 국내총생산(GDP)은 –3.1%로 역성장한 이후 2023년까지 5%대로 반등하는데 성공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연도(7%대)와 비교하면 아직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캄보디아에서 선호되는 ‘고정금리형 대출상품’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캄보디아 금융소비자들은 대출을 받을 때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를 선호하는 경향성이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조달금리가 증가하자 자연스럽게 이자마진이 줄어들고 연체율 증가도 함께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시중은행에서는 캄보디아의 경제 성장률이 다시금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빠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간 캄보디아 현지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아 충당금 적립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현지 법인들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동남아 지역 중 캄보디아의 올해,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5%, 6%로 전망되는 만큼 서비스 분야 회복, 금융·투자 환경 개선이 이어질 경우 법인들의 실적도 차츰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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