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70원대 거래, 이틀 연속 하락…다시 오를 가능성은

환율 1370원대 거래, 이틀 연속 하락…다시 오를 가능성은

기사승인 2024-04-18 11:11:26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제1차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함께 참석했다. 연합뉴스

1400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당국의 공식적인 구두 개입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1386.8원)보다 9.1원 내린 1377.7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4일 1347.1원에서 시작해 16일 1394.5원까지 7거래일간 40원 이상 오른 이후 이틀 연속 하락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오전 11시32분 장중 14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선 건 2022년 11월7일 장중 1413.5원을 기록한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영향이 크다. 또 중동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며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외환당국은 공식 구두 개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16일 오후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외환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지했다. 두 기관이 공동으로 구두 개입한 건 22개월 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환율 안정화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며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3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며 “기존 주요 20개국(G20)의 약속에 따라 외환시장 진전 상황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란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함께 채택했다.

금융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 후반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하반기에 미국 금리 인하 단행 여부와 관계없이 미 연준이 다음달 회의에서 인하에 대한 확신을 내비칠 가능성은 낮다”라며 “원·달러 환율은 배당금 지급, 위안화 절하 고시 등 상승 압력이 소멸하며 하단을 점차 낮춰갈 것이다. 점도표와 수정경제전망이 함께 발표될 오는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1300원 후반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16일 보고서에서 “현재 환율 상승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이 큰 상황으로 2022년처럼 자본 유출의 위험이 높은 환경으로 판단하긴 어렵다”라며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충돌이 더 격화되지 않는다면 원·달러 환율이 전고점(1444원) 수준으로 상승할 우려는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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