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헬스케어가 야심차게 내놓은 ‘당뇨 관리’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당뇨 환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기존 앱들을 대신해 사용할만한 차별점이 없고, 기기별 데이터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 등이 나온다.
구글스토어에 따르면 19일 기준 카카오헬스케어 ‘파스타’의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1만건을 넘어섰다. 지난 2월1일 출시된 파스타는 당뇨병 환자 600만명의 건강 관리를 지원하고 의료비를 아낄 수 있도록 돕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는 1형 당뇨병 환자들을 마케팅 대상 1순위로 두고 사업을 전개 중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연속혈당측정기(CGM) 센서와 플랫폼을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CGM이란 미세 바늘을 피부에 부착해 혈당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의료기기다. 그 중에서도 파스타는 국내 기업 아이센스의 ‘케어센스 에어’와 미국 기업 덱스콤의 ‘G7’ 제품과 연동이 가능하다. 또 음식을 촬영하면 음식의 종류, 영양소, 열량 등을 알려주는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것도 특징이다. 운동·인슐린·복약 정보를 기록할 수도 있다. 조만간 의사가 앱을 통해 환자의 데이터를 확인하고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용자들 사이에선 ‘기존 앱과 비교해 특이점이 없다’는 의견이 있다. 앞서 파스타가 출시되기 이전부터 1형 당뇨병 환자들은 CGM 제조사가 직접 운영하는 당뇨 관리 앱을 사용해왔다. CGM과 인슐린펌프 데이터를 연동하는 오픈소스 모바일 앱들을 쓰고 있기도 하다.
현재 구글스토어나 앱스토어에 볼 수 있는 파스타 사용 후기에는 ‘시중에 나와 있던 앱보다 나은 점이 없다’ ‘저혈당 이벤트가 발생해도 알림이 제대로 오지 않는다’ ‘사진 인식률이 아쉽고 분석 가능한 음식 수가 적다’ ‘덱스콤 사용자가 굳이 이 앱을 써야할 이유를 모르겠다’ 등의 내용이 올라와있다.
다른 앱과의 데이터 연동이 매끄럽지 않고 기기에 따라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혔다. 예를 들어 앱에 운동 정보를 등록할 때 애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의 데이터는 자동으로 연동되지 않는다. 애플 워치나 갤럭시 워치 같은 스마트워치와의 연계는 불가능하다. 쿠키뉴스가 1형 당뇨병 환우회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CGM 제조사 전용 앱과 연동 불가능 △인슐린 주입 정보 입력 기능 부재 △인슐린펌프와 연동 불가능 △2가지 CGM 제품에 국한된 연동 서비스 등이 아쉬운 점으로 지목됐다.
1형 당뇨병 환자단체 관계자는 “CGM 제조사가 직접 제공하는 앱을 사용해온 환자들이 파스타를 사용하려고 할 때 둘 중 하나만 써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며 “1형 당뇨인 입장에선 음식과 인슐린 주입량을 연계해 확인하는 것이 좋은데 해당 앱은 그런 기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들은 매우 다양한 CGM 기기들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특정 기기만 연동해 쓸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라고 짚었다. 다만 CGM 센서에 대한 요양비를 위임청구해주는 서비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플랫폼 이용률을 늘리기 위해 보다 많은 CGM 사용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도 안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1형 당뇨병 환자 중 CGM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은 10.7%에 그친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다운로드 수보다 지속이용시간이 높아야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파스타 앱은 CGM을 사용하는 환자가 늘어야 하는데 홍보나 마케팅에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 관계자는 “사용자로부터 제기된 문제나 불편사항은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면서 “아이폰이나 스마트 워치 연동은 빠른 시일 내 이뤄질 예정이고 연계 가능한 CGM도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출과 관련해서는 “사업 시작 단계인 만큼 병원 중심으로 영업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며 “현 정부가 2형 당뇨병 환자의 CGM 사용에 대한 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추세라 이를 통한 매출 확보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